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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속도로 바다 위 나는 '서해의 괴물'


'바다 위를 나는 배' 위그선 내달 뜬다

엄청난 속도로 바다 위 나는 '서해의 괴물'
윙쉽테크, 군산~제주 시험운항… 여객선으론 세계 첫 상용화

윙쉽테크놀러지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여객용 위그선. 다음달부터 군산~제주간 시험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다. 사진제공=윙쉽테크놀러지

지난 1960년대 카스피해에서 시속 500㎞가 넘는 엄청난 속도로 날아다니는 물체가 레이더에 잡혔다. 길이만 100m가 넘지만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었던 이 물체는 냉전시대 미국 진영에서 '카스피해의 괴물(Caspian sea monster)'로 불렸다. 후일 이 괴물은 구소련에서 개발한 '하늘을 나는 배' 위그선으로 밝혀졌다.

다음달이면 군산~제주를 잇는 바닷길에도 '서해의 괴물'이 등장한다. 윙쉽테크놀러지에서 개발한 50인승 여객위그선이 시험운항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시험운항이 성공할 경우 윙쉽테크놀러지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위그선을 상용화 단계까지 끌어올린 회사가 된다.


강창구 윙쉽테크놀러지 대표는 "지난해 4월부터 영국 선급회사인 로이드에서 안전성 검사를 받고 있으며 이달 말 진수식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무사히 시험운항을 마칠 경우 50인승 위그선을 실제 여객노선에 투입하는 날도 머지않았다"고 밝혔다.

위그선은 날개가 해수면에 가까워지면 양력(揚力ㆍ뜨는 힘)이 커지는 표면효과를 이용해 시속 200㎞로 날아다니는 선박이다. 바다 위로 높이 1~5m가량 떠서 운항하지만 언제든지 배처럼 내려앉을 수 있어 배와 비행기의 중간 형태를 띠고 있다. 특히 초속 20m 이하의 바람에도 끄덕없어 안정성이 높으면서도 공항 등 대형 인프라가 필요하지 않아 1,000㎞ 미만의 단거리 바닷길에서는 최적의 교통수단이다. 또한 한 사람을 실어나르기 위해 필요한 연료량이 고속선의 5분의1, 소형항공기의 3분의1에 불과해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관심이 높다.

한국해양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에서 30여년간 연구원 생활을 하던 강 대표는 해양운송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다는 열정을 바탕으로 2007년 창업의 길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배도 비행기도 아닌 이종결합 교통수단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선박분류체계에 위그선(수면비행선)이라는 항목조차 없어 선박등기법ㆍ해운법 등 7개의 법체계를 수정해야 했다.

또한 강 대표는 지난해 말 자회사로 오션익스프레스라는 해운회사까지 직접 세웠다. 선뜻 위그선을 구매해주는 곳이 없어 스스로 사업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오션익스프레스는 2월 세계 최초로 군산~제주 항로에 대한 위그선 조건부면허를 획득했다.

이런 노력들이 결실로 이어져 최근 윙쉽테크놀러지는 여러 선사로부터 위그선 건조 제의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그는 연내 제3ㆍ4공장을 건설해 연간 제작 가능 대수를 20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그는 "사업 초기에는 50인승급 위그선을 투입해 군산~제주, 여수~제주 등 6개 연안항로를 개척할 것"이라며 "오는 2013년 이후에는 150인승급 이상 여객위그선과 적재량 20톤급 화물위그선을 투입해 국내 주요 항만과 중국ㆍ일본의 해안도시를 연계하는 동북아 초고속 해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앞으로 기대되는 위그선의 세계시장 규모는 약 1조원. 특히 동북아ㆍ동남아ㆍ지중해 등 해안도시가 밀집돼 있는 지역에서 빠르게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출처:서울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