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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nFo/사회

北 광명성 3호 위성 발사 예고

 "심각한 상황이다" 한국정부 긴급회의
 北 광명성 3호 위성 발사 예고
 과민 대응은 자제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4월15일)을 맞는 내달 장거리 로켓인 '광명성 3호 위성'을 발사한다고 16일 밝혔다.
사진은 2009년 4월 북한이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에서 광명성 2호를 발사하는 장면. 자료사진

 
정부는 16일 북한이 다음달 장거리로켓 '광명성 3호 위성' 발사를 예고하자 긴급 회의를 열고 북한의 의도를 분석하는 등 긴밀히 움직였다.

정부는 북한의 광명성 발사에 대한 우리의 명확하고 단호한 입장을 즉각 밝히되, 과민하게 대응하지 않는 선으로 수위를 조절했다. 자칫 한반도에 긴장 분위기가 조성될 경우 당장 10일 앞으로 다가온 핵안보정상회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다 국민적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정부는 이날 외교통상부 대변인 명의로 논평을 내고 "북한이 밝힌 소위 '실용위성' 발사계획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행위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고 한반도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 행위라는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이다.

정부는 또 "북한이 이러한 도발적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 등 국제적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한 뒤 "북한이 이런 도발적 행위를 중단하도록 6자회담 당사국을 포함한 관련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도 긴급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소집하지는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외교부와 통일부 등 관련 부처가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며 "대통령은 충분히 보고를 받아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탄두만 장착하면 '장거리 미사일'


북한은 16일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대변인 담화에서 다음 달 발사할 광명성 3호가 실용 위성이라는 점을 유독 강조했다. 평화적 목적의 발사라는 것이다. 

위성과 미사일의 발사 추진체는 기술적으로 차이가 없다. 같은 추진체 앞부분에 위성을 탑재하면 과학용 로켓 발사체가 되고, 미사일 탄두를 장착하면 대량살상무기인 장거리 미사일이 된다. 

북한이 2009년 4월 광명성 2호를 발사했을 때도 같은 논란이 불거졌다. 북한은 통신위성이라고 주장했지만, 국제 사회는 모든 탄도 미사일 활동을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거세게 압박했다. 

특히 정부 당국이 주목하는 건 발사 장소다. 북한은 이날 평안북도 철산군을 발사 장소로 지목했다. 이곳은 북한이 10여 년 전부터 제2의 미사일 발사기지로 조성 중인 동창리 기지다. 여기서 발사가 이뤄질 경우 기존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기지에 이어 새로운 발사 기지가 공개되는 것이다.

동해와 인접한 무수단리 기지는 발사 시설에서 상당 부분 수동으로 조작해야 하는 방식인데 반해 동창리 기지는 조종 장치와 연료 주입 장치 등 미사일 장착과 발사에 관련된 주요 시설이 모두 첨단화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동창리 기지가 무수단리 기지보다 규모가 크고 정교하다'며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 정부 당국도 "동창리 기지 완공시점이 임박했다"고 누차 밝히며 북한의 움직임을 주시해 왔다. 

무엇보다 서쪽에 있는 동창리 기지는 영변 핵 시설과 불과 70㎞ 정도 떨어져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무수단리 기지는 동쪽 반대편에 있어 거리가 멀기 때문에 핵탄두를 옮기는 과정에서 한미 정보당국의 감시망에 포착될 위험성이 높지만 동창리 기지는 유사시 한층 신속하게 미사일 발사 준비를 마치는 장점이 있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동쪽과 서쪽에서 미사일로 원투 펀치를 날릴 수 있는 쌍포를 갖춘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이날 광명성 3호의 발사 방향을 남쪽이라고 밝혔다. 한국이 나로우주기지에서 위성을 쏘았던 것과 유사한 경로를 택해 발사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다. 북한은 광명성 2호를 동해로 발사했다가 추진체가 일본열도를 넘어가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았던 전례가 있다.

北미사일 기술 어디까지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기술수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 수 차례 장거리 미사일을 시험해온 북한의 로켓 기술력이 업그레이드 됐느냐에 따라 군사적 역학구도와 핵 협상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1970년대부터 탄도미사일 개발에 착수해온 북한은 1998년 8월 사거리 2,500㎞의 3단 로켓'대포동 1호'를 발사했다. 당시 3단 추진체가 분리되지 못했으나 2단 추진체가 1,646㎞ 떨어진 지역에 낙하돼 다단계 로켓개발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 이어 2006년 7월 다단계 로켓인'대포동 2호'를 발사했으나 40여초 만에 궤도를 이탈하는 실패를 맛보기도 했다.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ㆍ5,500㎞ 이상) 수준의 기술력을 갖기까지 상당 시일이 걸릴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2009년 4월 북한이 인공위성'광명성 2호'라고 주장하는 장거리 로켓은 발사장인 함북 무수단리로부터 3,200㎞ 떨어진 곳에 낙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2ㆍ3단 로켓 분리에는 실패했지만 '대포동 1호'보다는 진일보한 양상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중거리미사일 개발능력 확보에는 성공했지만, ICBM 개발에 몇 가지 기술적 장벽을 뛰어넘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광래 나로호 추진단장은 "북한이 발사체를 쏘아 올리는 기술력은 어느 정도 확보했지만 발사체를 의도한대로 유도하는 '제어능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말했다. 윤웅섭 한국연구재단 우주과학단장은 "고성능 화약으로 로켓을 분리시키는 단분리 기술력이 떨어져 중국이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기 직전인 1970년대 말 정도의 기술 수준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북한은 1980년대 남한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340~550㎞의'화성 5,6호'를, 1990년대 들어 일본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노동 1,2호'(사거리 1,350㎞)를 실전 배치했다. 군 당국은 2010년 10월 공개된 '무수단' 미사일이 오키나와와 괌의 미군기지를 사정권에 둘 수 있는 사거리 3,000~4,000㎞의 중거리미사일(IRBM)로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