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캐럴 ‘화학물질 매몰지’ 더 있다
미군 보고서… 한·미 조사대상 외 지역 포함 확인
경향신문 | 최명애 기자 | 입력 2011.06.27 23:21
고엽제 의혹에 대한 한·미 공동조사가 진행 중인 경북 칠곡 미군기지 '캠프 캐럴'에서 조사 대상 이외 지역에도 과거 화학물질이 매몰됐던 사실이 미군 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미군은 지반 조사를 통해 과거 매몰 사실을 확인하고 수차례 지하수 수질 조사까지 실시했지만, 화학물질 매몰 논란이 확산된 뒤에도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경향신문은 27일 '캠프 캐럴 독신사병숙소(BEQ힐) 환경오염 치유 예비조사 초안'을 입수해 이 같은 조사결과를 확인했다. 주한미군은 캠프 캐럴 BEQ 지역에서도 화학물질 매몰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1990년대 이후 지반 조사와 지하수 조사 등을 벌였다. 이 지역 토양에서는 미 환경청 기준치를 초과하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이 검출됐으며, 지하수에서도 발암성 물질인 클로로포름과 톨루엔 등이 나왔다.
'BEQ 환경오염 예비조사 초안' 보고서는 BEQ 주변 화학물질과 지하수 오염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미 공병단 극동사령부가 2009년 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조사해 올 2월 주한미군 대구 기지에 제출했다. BEQ는 기지 북동쪽 경계에서 50m가량 떨어진 야트막한 언덕 지대다. 한·미 공동조사단이 고엽제 매몰 여부 등을 파악하기 위해 환경조사를 벌이는 D구역·헬기장으로부터 1㎞가량 떨어져 있다.
보고서는 전직 주한미군 구자영씨의 증언을 인용해 "74~75년 BEQ에 5t 트럭 6대분의 화학물질을 매몰했다"고 밝혔다. 불도저로 가로 15m, 세로 9m, 깊이 6m의 구덩이를 파고 드럼통·캔·병 등에 든 화학물질을 1.2m 높이로 묻었으며, 이 과정에 화재가 발생해 불을 끄고 흙으로 덮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 증언은 지난달 구씨가 미국 현지에서 한국 언론에 "캠프 캐럴 독신사병 숙소 옆에 테니스장 크기의 구덩이를 파고 독극물을 묻었다"고 밝힌 것과 일치한다.
그러나 주한미군은 고엽제 의혹이 불거지기 훨씬 전인 92년 이전부터 BEQ 화학물질 매몰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 구씨의 증언과 함께 "92년 캠프 캐럴 환경조사에서 구씨가 지목한 지역의 지반이 약간 침하된 것이 발견됐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기 때문이다.
2004년에는 폐기물 매몰 구역을 확인하기 위해 미 공병단 극동사령부가 지구물리학 조사와 지반 조사를 실시했다. 매몰 규모는 가로 25m, 세로 14m, 깊이 6m로 추정됐다. 토양 조사에서는 솔벤트 계열 휘발성유기화합물이 미 환경청 기준을 초과해 "지하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그러나 매몰된 화학물질이 제거됐는지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92년, 2005년 지하수 조사에서는 휘발성유기화합물과 살충제 계열의 OC-페스티사이즈가 검출됐다. 또 2009년 6월 지하수 6개 관정에서 휘발성유기화합물 조사를 한 결과 발암성 물질인 톨루엔이 5.1㎍/ℓ, 클로로포름이 최고 1.9㎎/ℓ 검출됐다.
보고서는 "BEQ힐 오염은 인체에 급박한 건강상 위협을 가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정인철 녹색연합 평화행동국장은 "미군의 태도로 볼 때 캠프 캐럴 등 기지 환경조사 결과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대기 중에 휘발돼 악취나 오존을 발생시키는 탄화수소화합물. 피부접촉이나 호흡기 흡입을 통해 신경계에 장애를 일으키는 발암물질이다. 벤젠이나 포름알데히드, 톨루엔, 자일렌, 에틸렌 등이 속한다.
출처: 최명애 기자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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