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불타는 얼음’ 2015년 상업생산 목표
정부, 고유가 시대 비전통 에너지 자원 개발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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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이 ‘비(非)전통 에너지 자원’ 개발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최근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의 대안으로 비전통 에너지 자원에 대한 국제적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국내외 비전통 에너지 자원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15일 발표한 ‘비전통 에너지 자원의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동해 심해저에 가스하이드레이트(Gas Hydrates)가 다량으로 매장돼 있다.
‘불타는 얼음’으로 불리는 가스하이드레이트는 영구 동토나 심해저의 저온·고압 상태에서 천연가스가 물과 결합해 생긴 고체 에너지원이다.
정부는 지난 2004년 가스하이드레이트 개발사업 계획을 수립한 후 2015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3단계에 걸친 조사·시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올해부터 2014년까지는 시험적으로 생산하는 한편 최적의 상업적 생산기법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해외에서도 비전통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한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몽골·호주에서 탄층메탄가스(Coalbed Methane) 확보전에 뛰어들었고, 셰일가스(Shale Gas) 확보를 위해 캐나다 광구 지분을 인수해 2018년부터 가스를 국내로 반입할 예정이다.
탄층메탄가스는 석탄층이 형성되면서 석탄에 흡착된 메탄가스다
셰일가스는 모래와 진흙이 쌓여 굳으면서 지하 퇴적암층인 셰일 층에 함유된 메탄가스다. 한국석유공사는 4억9100만배럴의 셰일오일(Shale Oil)이 매장된 미국 텍사스주의 광구 지분 23.7%를 매입한 상태다.
셰일오일은 원유 성분의 물질인 케로겐을 함유하고 있는 퇴적암에서 추출하는 비전통 석유다.
보고서는 “에너지 가격과 수급 전망에 있어 비전통 에너지 공급 확대에 따른 가격안정 요인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며 “국내에 매장된 비전통 에너지 자원 탐사 및 채굴기술 개발, 해외 에너지 자원 개발 등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불타는 얼음' 가스하이드레이트 응용기술 경쟁 '후끈'
세계 각국 가스하이드레이트 응용기술 선점 각축
지질재해 등 상업생산 위험부담 커 신중론 대두 |
'불타는 얼음'으로 불리는 가스하이드레이트 시대 개막을 위해 전 세계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특히 가스하이드레이트 형성원리를 활용한 응용기술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현재 가스하이드레이트에 의한 천연가스 수송·저장 관련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해 수행 중인 연구 프로젝트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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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주자 한국, 기술 선도국 일본 맹추격
▲ 불타고 있는 가스하이드레이트의 모습(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가스하이드레이트 관련 기술력에서 가장 앞선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은 가스하이드레이트 생산 공정 개발을 2002년부터 시작했다. 2005년 하루 0.6톤 규모의 실증설비를 거쳐 2009년 하루 5톤 규모의 파일럿 플랜트를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하이드레이트 수송을 위한 선박과 차량 개발에도 앞서고 있다. 일본 미쓰이(Mitsui)는 해상 가스하이드레이트 생산기지와 수송선을 연결해 선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존 냉동트럭을 이용한 수송차량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2007년부터 뒤늦게 연구에 뛰어들었다. 지식경제부가 주도한 에너지 융복합 시스템 기술개발사업을 통해 가스하이드레이트 1단계 기반기술 연구를 시작했다.
3년간의 1단계 사업을 통해 플랜트 제작 및 운영에 관한 원천기술을 확보한 한국은 지난해 10월 파일럿 플랜트 설계와 제작을 위한 2단계 사업 연구에 돌입했다.
2단계 사업은 2012년까지 하루 생산 1~10톤급 파일럿 플랜트 기술개발 연구로 정부를 비롯해 대우건설, STX, 해양조선 등 5개 기업의 지원으로 진행되고 있다.
1단계 사업이 가스하이드레이트 기술확보를 위한 워밍업 단계였다면 이후부터는 중소형 가스전 개발을 위한 천연가스 고체화 파일럿 플랜트 개발에 중점을 둔다. 2016년 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앞서 상용화한다는 목표로 총력을 다하고 있다.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이주동 박사는 "현재 후발주자인 한국이 일본을 좇는 형국이지만 각 요소기술 개발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으로 연구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가스하이드레이트 응용기술 주목…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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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울릉분지에는 국내에서 30년간 사용할 수 있는 가스하이드레이트 6억톤이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50조원에 달하는 양이다.
문제는 이를 개발하기가 상당히 까다롭고 위험하다는 데 있다. 이정환 한국가스공사 연구개발원 박사는 "일단 수심이 깊고 해저면에 넓게 분포해 있어 탐사 자체도 어렵고 자칫하면 지질재해가 일어날 수 있다"며 "생산과정에서 메탄이 방출되면 기후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스하이드레이트 형성원리를 응용하면 훨씬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천연가스는 -162℃에서 액화한 상태로 파이프라인이나 선박으로 수송해왔다. 이 같은 액화기술은 개발 및 저장·수송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주로 대규모 가스전에 한해 적용되고 있다.
천연가스를 가스하이레이트와 같은 고체상태로 만들면 -15℃에서 천연가스를 저장·운반할 수 있다. 기존 LNG(액화천연가스) 방식보다 수송이 훨씬 간편해진다. 비용 절감효과도 크다.
경제성의 이유로 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중소형 가스전 개발에 용이한 기술로 평가되는 이유다.
이주동 박사는 "천연가스의 가스하이드레이트화 기술은 관련기술 파생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끌고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가스하이드레이트 상업생산은 여전히 '요원'
가스하이드레이트는 전 세계적으로 약 10조톤(LNG 환산톤 기준)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득한 보물이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마냥 묻혀 있는 셈이다.
이 보물을 캐기 위해 주요 국가에서 중장기적 개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상업 생산기술이 개발되지 않은데다 지질재해 위험이 커 여전히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2015년, 일본은 2016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생산기술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캐나다, 중국, 인도, 호주 등도 최근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도 2015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3단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동해 울릉분지 해저 유망지역을 대상으로 가스하이드레이트 부존 사암층 확인 및 부존량 평가 작업을 위해 2단계 사업을 벌이고 있다.
가스하이드레이트 개발사업단은 2007년 동해 울릉분지 1차 시추에 이어 지난해 7월부터 80여일간 2차 시추를 완료했다. 시추 결과는 채취한 시료 분석을 거쳐 올해 상반기에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2012~2014년 3단계 사업을 통해 시험생산 및 최적 상업 생산기법을 도출한다는 구상이다.
이정환 박사는 "가스하이드레이트는 비전통가스 가운데 매장량이 가장 많으면서도 상업화가 가장 어려운 자원"이라며 "본격 개발에 들어가면 온실가스 방출, 대륙사면 붕괴 등 자연재해가 우려되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생산기법 연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스하이드레이트(NGH)]
가스하이드레이트는 외관상으로는 얼음과 비슷하지만 결정 구조나 물리적 특성은 얼음과 차이가 크다.
낮은 온도와 높은 압력 상태에서 천연가스와 물이 결합해 형성된 고체 에너지원으로 격자 구조 내 메탄, 에탄, 프로판, 이산화탄소 등 가스 분자가 물리적으로 결합해 형성된 것이다.
따라서 상온·상압에서 물과 가스로 분리된다. 가스하이드레이트 1㎥ 안에는 170㎥의 가스가 함유돼 있어 불을 붙이면 불꽃을 내며 타게 된다. '불타는 얼음'으로 불리는 건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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