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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미래산업,신성장

전남~제주 해저고속철 추진으로 ‘가닥’

 
 전남~제주 해저고속철 추진으로 ‘가닥’ 

 국토부 “곧 기본계획 수립”…15조 사업비에 선거 연계 논란 예고
 


“전남~제주 해저고속철 타당성 있다” 




 
정부가 전남~제주 해저고속철도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15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천문학적 사업비와 환경·기술적 문제는 물론이고 총선·대선과 연계된 정치적 논란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구본환 국토해양부 철도정책관은 “한국교통연구원이 수행 중인 ‘전남~제주 해저고속철도 사업에 대한 타당성 조사’ 연구가 마무리 단계이며 큰 틀에서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11일 말했다. 국토부는 2010년 5월, 연구 용역을 발주해 교통연구원이 건설기술연구원, 철도기술연구원과 공동 연구를 하고 있다. 


구 정책관은 “교통연구원의 연구 작업이 막바지 단계이며 오는 6~7월께면 최종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며 “결과가 나오면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국가철도망 중장기 계획에 반영하는 등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구 정책관은 지난 9일 ‘철도 운송사업 경쟁도입’ 설명회에서 “최근 박준영 전남도지사를 만나 무안공항을 경유하는 호남고속철도 노선을 장기적으로 신설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면서 “장래에 고속철도가 제주까지 연결된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해저 고속철도 건설을 전제로 호남고속철도 노선을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전남도는 향후 해저터널 건설을 주된 명분으로 무안국제공항과 고속철도의 연계를 주장해왔다.

전남~제주 해저 고속철도 사업은 2007년 9월 전남도와 제주도가 공동으로 정부에 제안하면서 불씨를 지폈다. 이후 교통연구원은 2008년 12월 목포∼해남∼보길도∼추자도∼제주도에 이르는 167㎞(지상 66㎞, 해상 교량 28㎞, 해저 73㎞)를 연결하는 구상을 발표했다. 

시속 350㎞로 운행할 경우 서울에서 제주까지 2시간26분에 도달하고 연간 이용객은 19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사업비는 14조6000억원 규모로, 이에 따른 생산유발효과는 44조원, 고용창출은 34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업 기간은 타당성 조사와 설계에 3년, 해상 교량과 해저터널 등 공사에 8년으로 모두 11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제주 지역 여론은 고속철도 연결로 섬이라는 특수성이 사라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강했다. 막대한 사업비와 해저터널 구간의 최대 수심이 120m에 이르는 등 기술적 어려움도 난제다. 

특히 환경단체에서는 생태환경 파괴를 이유로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2007년 대선 공약이었던 동남권 신공항 사업이 엄청난 사회적 갈등만 일으킨 채 백지화된 바 있어 선거를 앞두고 초대형 국책사업을 추진하는 데 대한 시선도 곱지 않다. 구 정책관은 “해저 고속철도 공사를 하게 되면 사업비는 정부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절반씩 부담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10년 이상 걸리는 장기적인 사업이 될 것이므로 차근차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