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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nFo/정치

[中 차기 지도부 권력암투?] ‘왕리쥔 망명기도’ 배후에 공청단 후진타오 있나

[中 차기 지도부 권력암투?] ‘왕리쥔 망명기도’ 배후에 공청단 후진타오 있나
 

‘왕리쥔 망명 기도 사건’은 중국 5세대 지도부 구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됐다는 점에서 국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유력했던 보시라이 충칭시 서기가 당국의 조사를 받게 되면서 정치생명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치 지형의 격변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청두 미국 영사관 측이 왕 충칭시 부시장을 중국 당국에 넘겨준 것은 시진핑 부주석의 방미를 앞둔 만큼 미국이 한 발 물러선 모양새다. 왕 부시장은 영사관 내에서 미국 측 정보요원과 깊은 대화를 나누고 중국 관련 자료를 다량 넘겨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은 왕 부시장의 심리상태가 불안정한데다 중국 측이 압력을 가해 그를 양보했다고 반체제 사이트 보쉰(博訊)이 전했다. 미국 측이 왕 부시장 신병을 넘겨준 것이나 중국 측이 외국 공관을 포위하고 압력을 가한 부분 등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미묘한 파장이 예상된다.

현재까지는 중앙기율검사위가 왕 부시장에 대해 조사를 벌인 배경과 그 결과가 명확하게 알려진 게 없다. 즉 보 서기를 겨냥하기 위해 먼저 왕 부시장을 친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왕 부시장 부패 사건인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관영 매체들은 9일 갑자기 왕 부시장의 과거 업적을 기리는 보도를 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사건의 초점을 흐리게 하는 시도라는 분석이 대두됐다.

다만 이번 일로 보 서기와 경쟁 관계에 있는 왕양 광둥성 서기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를 두고 후진타오 주석 중심의 공청단, 쩡칭훙 전 국가 부주석의 태자당,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상하이방 등 3대 세력이 다음 달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 제11기 5차 전체회의를 앞두고 물밑 힘겨루기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왕 부시장이 보 서기와 대척점에 서게 된 이유도 가시화된 건 없다. 왕 부시장은 이미 보 서기의 비리에 대해 당국에 모두 제보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왕 부시장은 미국 영사관에서 나온 뒤 ‘위쓰왕포(魚死網破·물고기도 죽고 어망도 터지다)’의 심정으로 보 서기를 대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왕 부시장이 중앙기율검사위의 조사 대상이 된 뒤 지금까지 진행된 과정이 2006년 ‘천량위 사건’과 흡사한 부분이 적지 않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천량위 사건을 겪으면서 상하이방의 영향력이 크게 약해졌던 것처럼 이번에도 보 서기가 지향해온 극좌파적인 행보가 시들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위안웨이스(袁偉時) 중산대학 교수는 “이번 사건이 지도부 교체에 미칠 영향은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며 속단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