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상품…12개 중 11개가 롱쇼트 펀드
(롱쇼트 펀드: 고평가 주식 공매도·저평가 주식 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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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변동 폭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다. 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일정한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2011년 12월 말 12개 한국형 헤지펀드가 출시돼 눈길을 끈다.
‘헤지(Hedge)’는 원래 ‘위험을 현시점에서 고정시킨다’는 뜻을 가진다.
이런 의미를 갖고 등장한 헤지펀드는 위험을 상쇄하는 베팅이나 투자 등을 통해 손실을 피하거나 줄이려고 노력한다.
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절대수익률을 추구하며 원칙적으로는 투자 대상과 운용 방법에 제한이 없는
자산 운용 방식을 취하고 있다. |
2011년 6월 기준 전 세계 헤지펀드 운용 자산은 1조8500억달러, 헤지펀드 수는 9300여개 수준이다. 2000년 이후 헤지펀드 수는 3배 이상 증가했고 자산 규모는 2770억달러에서 6.5배 이상 증가했다. 이런 헤지펀드의 성장세를 고려하면 이제 출범하는 우리나라의 헤지펀드는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번에 출시된 헤지펀드는 모두 12개. 동양자산운용과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각각 2종류의 펀드를,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 하나UBS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한화자산운용 6개사에서 각 1개씩 헤지펀드를 출시했다. 모두 사모펀드 형태로 출시됐다.
펀드의 특성은 어떤 투자 전략을 쓰느냐와 어디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12개 펀드 중 11개가 롱쇼트 전략을 활용한다. 롱쇼트 전략은 고평가된 주식을 공매도하고 저평가된 주식을 매수하는 방법이다.
동양자산운용에서 출시한 ‘동양MY ACE안정형’과 ‘동양MY ACE일반형’이 바로 롱쇼트 전략을 쓰는 대표적인 사례. 두 펀드 모두 국내 주식을 대상으로 투자한다. 안정형은 일반형과 비슷한 전략을 쓰지만 원금 손실 가능성을 줄이는 방식으로 운용한다는 방침이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에서 프라임브로커를 맡아 자금모집, 운용자금대출, 주식매매위탁 등을 제공한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출시한 ‘신한BNPP명장한국주식롱숏’과 ‘신한BNPP명장Asia ex-Japan주식롱숏’은 펀드 이름에서부터 그 특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전자는 국내 주식에, 후자는 아시아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로 모두 롱쇼트 전략을 취한다.
롱쇼트 전략이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에서 내놓은 ‘미래에셋맵스스마트Q토탈리턴’은 이자율과 환율차익거래(Fixed Income Arbitrage) 전략을 쓴다. 채권·환율·이자율 등을 차익 거래하는 방식이다. 연간 목표 수익률은 7% 정도로 주식형 롱쇼트 전략보다는 좀 더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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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쇼트 전략만으로는 수익률 한계
한국형 헤지펀드에 대한 기대와는 달리 본격적인 시장 형성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개인투자자들의 헤지펀드 최소 투자금 한도 5억원이 그 이유다. 2010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국내 가구 순자산이 최소 5억원 이상인 비율은 5%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이들의 투자성향이 보수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개인들의 헤지펀드 투자 규모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직접투자의 경우 개인투자자보다는 기관투자자들이 향후 주요 타깃 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기관투자자들 역시 당장은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긴 어려워 보인다. 안정적인 자산 운용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기관자금의 특성 때문이다. 운용실적이 없고 도입 초기라 불확실성이 높은 한국형 헤지펀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는 힘들다. 해외에선 기본적으로 3년 이상의 운용실적을 요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헤지펀드가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투자 대상도 제한적이다. 글로벌 헤지펀드들의 경우 투자 대상이 전 세계 주식을 대상으로 하지만 현재 나온 12개 펀드는 국내와 아시아 시장에만 제한돼 있다. 운용 전략 대부분이 롱쇼트 전략이라는 점도 약점이 될 수 있다. 이자율과 환율차익거래방식인 ‘미래에셋맵스스마트Q토탈리턴’과 이벤트 드리븐(인수합병(M&A), 구조조정, 부실채권 등 주요 기업 이벤트를 이용해 수익을 쌓는 방식) 전략을 활용하는 ‘삼성H클럽Equity Hedge’를 제외하면 모두 롱쇼트 전략이다.
롱쇼트 전략만으로 헤지펀드의 절대수익추구가 가능할지에 대해 의심이 든다. 주식 롱쇼트 전략은 주식시장과 높은 상관관계를 가진다. 증시가 급변하면 수익률은 주식시장 흐름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인다.
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일정한 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의 성격과는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글로벌 헤지펀드의 현재 전략별 투자비중을 보면 주식 롱쇼트 전략이 31%로 가장 많지만 최근 비중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이후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헤지펀드들 역시 다른 전략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헤지펀드가 절대수익을 추구하지만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따라서 롱쇼트 전략을 추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투자 전략이 나타나야 하는데 헤지펀드를
전문적으로 운용해본 국내 전문가들이 부족하고 운용실적이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아직은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할 시점으로 판단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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