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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커머스] 소셜커머스가 뭐길래…국내 시장 규모 1조원 넘어서



[소셜커머스] 소셜커머스가 뭐길래…국내 시장 규모 1조원 넘어서

 

 ◆ 소셜커머스, 유통지도 바꿀까 ◆ 

# 주부이자 직장인인 오 모 씨(36)는 2~3일에 한 번꼴로 소셜커머스를 이용한다. 점심은 물론 커피,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소셜커머스의 쿠폰이나 상품을 통해 구입하는 것이다. 오 씨는 “맞벌이라 시간이 없어서 예전에도 인터넷 쇼핑몰을 많이 방문했는데, 최근에는 소셜커머스가 가격이 더 낮은 것 같아 자주 이용한다”면서 “반값 할인이나 인터넷 최저가 등을 잘 활용하면 고물가 시대에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직장인들이 많은 서울 중구에서 지난해 커피전문점을 연 김 모 씨(42)는 가게를 알리기 위해 소셜커머스를 많이 이용했다. 커피와 샌드위치를 묶은 상품을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쿠폰을 한 소셜커머스 업체와 거래한 것. 김 씨는 “초기에 매출을 늘리는 데는 큰 도움이 됐다. 손님도 많이 오고, 일단 주변 직장인들에게 가게를 알리는 데는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2010년 국내에 첫선을 보인 소셜커머스가 채 2년이 되지 않았지만 젊은이들을 위한 가장 ‘핫’한 마케팅 채널로 자리 잡았다. 중소업체까지 포함한 업체 수만 500여군데, 시장 규모는 1조원을 넘어섰다. 말 그대로 ‘폭풍성장’이다.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자 한때 500개가 넘는 업체가 난립했다. 그러다 지난해 몇몇 주요 업체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을 거쳤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글로벌 소셜커머스 시장 규모가 지난해 대비 두 배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성장 속도라면 2015년까지 연평균 50% 가까이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소셜커머스가 단기간에 급성장한 배경에는 무엇보다 스마트족의 등장이 있다. 어디서든 스마트폰을 통해 소셜커머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유리한 점이 많다. 소셜커머스 상품들은 ‘반값 할인’을 일반적으로 내세울 수 있을 만큼 가격이 저렴하다. 단체 구매가 기본인 만큼 소비자 입장에서의 파워가 커진 셈이다. 

초기 국내 소셜커머스 형태는 하루 동안 특정 상품을 50% 이하의 파격적인 가격에 공동구매하는 원어데이몰이 대부분이었다. ‘몇 명 이상 모이면 거래 성사’란 조건이 걸려 있기 때문에 상품을 구매하려는 고객은 공동구매 인원을 채우기 위해서라도 이벤트 상품을 적극적으로 알리게 된다. ‘입소문 마케팅’ 구조는 소셜커머스 마케팅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수많은 업체가 생겨나고 없어지는 과정에서 소비자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이에 대한 미숙한 처리가 소비자의 불신으로 남기도 했다. 

실제 소셜커머스 원년으로 불리는 2010년 우후죽순 시장에 뛰어든 업체들만 수백 개에 달했다. 이 중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업체는 불과 몇 개 되지 않았다. 1년 만에 옥석 가리기가 끝났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현재 소셜커머스 시장은 4강 체제로 불린다. 티켓몬스터(티몬), 쿠팡, 위메이크프라이스(위메프), 그루폰코리아 등 상위 4개 업체가 시장 대부분을 싹쓸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셜커머스 메타사이트인 다원데이는 지난 2월 상위 4개 업체의 거래액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2010년 500억원 규모에 지나지 않았던 소셜커머스 시장은 2년이 안 돼 월 거래액 1000억원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돌파했다. 실제 다원데이는 지난해 2월부터 올 1월까지 월별 거래액을 조사한 결과 총 1조2600억원 이상 판매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티몬 관계자는 “소셜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데는 지역 요식업종에 국한하지 않고 배송 상품과 여행, 공연까지 영역을 넓힌 게 주효했다. 최근에는 여행, 레저 부문도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4개 업체가 국내 시장 주도 

시장이 커지면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업체들 간 경쟁도 치열하다. 이들 업체는 지상파 TV 광고도 주저하지 않는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한국방송광고공사에서 집계한 100대 광고주에도 진입했다. 위메프가 38위, 쿠팡 48위, 티몬이 75위를 기록했다. 또한 쿠팡은 지난해 인터넷 배너 광고에 삼성전자보다 많은 금액인 176억원을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시장은 티몬과 쿠팡의 1위 다툼과 위메프와 그루폰의 3위 경쟁으로 요약된다. 지난해 티몬이 미국의 리빙소셜에 인수됐을 때는 전 세계 소셜커머스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그루폰과 리빙소셜의 대결이 국내에서도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지금 분위기로는 그루폰이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1위 다툼이다.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티몬과 쿠팡은 판매액에서 확실히 큰 차이를 보였다. 11월 기준으로 티몬이 446억원의 판매액을 올린 반면 쿠팡은 그 절반인 216억원을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쿠팡이 상품 수를 늘리면서 판매액 역전이 일어났다. 지난 2월 쿠팡은 한 달 동안 5492개의 상품을 선보였다. 티몬의 2550개에 비하면 2배 이상 많은 숫자다. 그렇다 보니 판매액도 티몬을 앞질렀다. 쿠팡이 418억원으로 티몬(382억원)보다 36억원 많았다. 

쿠팡은 회원 수, 방문자 수에서도 티몬을 앞선다고 말한다. 전시내 쿠팡 홍보팀 과장은 “쿠팡 회원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티몬에 비해 2배 이상이다. 방문자 수에서도 쿠팡이 앞선다. 지난 2월 기준 쿠팡은 775만4624명이 방문했으며 이는 티몬과 140만명 이상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소정 티켓몬스터 홍보팀장은 “쿠팡이 회원 수나 방문자 수에서 앞서는 건 맞지만 이는 광고를 얼마나 많이 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배너 광고를 많이 했기 때문에 숫자상으로 많아 보이는 거지만 실제 중요한 건 판매 상품당 평균 매출액이다. 파트너들은 누가 내 상품을 얼마나 많이 팔아줬느냐에 관심을 가진다”고 말했다. 

지난 3개월 평균 티몬의 한 개 판매 상품(딜)당 평균 매출액은 1400만원으로 나머지 3사 평균인 702만원에 비해 2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3위 싸움도 치열하다. 지난해 3월 글로벌 1위 소셜커머스 업체인 그루폰이 한국 시장에 상륙하면서 위메프와 3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다. 방문자 수에서는 그루폰이 앞선다. 브랜드 인지도를 뒤에 업은 그루폰은 국내 시장 진출 3개월 만에 방문자 수가 778만명을 기록했다. 지금은 예전만 못하지만 위메프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말 메타사이트 쿠폰차트는 그루폰이 위메프보다 점유율(매출액 기준) 면에서도 앞선다는 자료를 냈다. 12월 기준으로 그루폰이 12%, 위메프가 9.6%의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가짜 수입상품 판매 논란 등에 휩싸이면서 위메프의 위상이 많이 추락한 것도 한 가지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해는 위메프가 그루폰보다 판매액 부분에서 강세를 띠고 있다. 다원데이는 위메프가 2월 기준 121억원의 판매액을 보이며 그루폰(115억원)을 웃돌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위메프는 이런 순위 변화에 크게 신경 쓰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7월 위메프 경영을 이끌게 된 허민 대표도 “매월 업계 순위 데이터를 받아보면 누가 광고를 많이 집행했느냐에 따라 순위가 금세 바뀐다. 우리의 목표는 지역 포털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경쟁 상대는 쿠팡도 티몬도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쿠폰 매출 비율 줄고, 상품은 늘어 

소셜커머스 성장엔 판매 제품군도 한몫했다. 소셜커머스 초기에는 요식업종 할인 판매 쿠폰이 주된 상품이었지만 이후 배송 상품과 여행, 공연 등 판매 영역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소셜커머스 업체가 한 달 동안 내놓는 상품 수가 5000개를 넘어선 지 오래다. 

자연스럽게 오픈마켓을 지향하는 거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기존 쿠폰 매출은 절반을 넘지 않는다. 상위 업체들을 보면 배송 상품 부문이 50~60%를 차지한다. 

고무성 위메프 마케팅실 팀장은 “소셜커머스는 미국에서 넘어온 개념이지만, 상품을 배송하는 서비스는 역으로 국내에서 미국으로 전해진 케이스다. 미국 그루폰 본사에서도 한국의 사례를 통해 배송 상품 부문을 강화했다는 얘기가 들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셜커머스 업체 관계자들은 오픈마켓이 최종 종착지는 아니라고 설명한다.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는 명백히 다르다는 것이다. 김소정 팀장은 “소셜커머스는 오픈마켓과 홈쇼핑의 중간 형태다. 주목도가 높은 홈쇼핑은 수수료를 많이 요구해 중소상인이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오픈마켓은 노출도가 낮아 광고를 하지 않으면 판매가 시원치 않다는 문제가 있다. 반면 소셜커머스는 하루 내내 집중적으로 노출해주기 때문에 주목도가 높고, 수수료도 판매액의 15~20% 수준이라 크게 부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소셜커머스 업체를 통신판매중개업자가 아닌 통신판매업자로 규정한 것도 이와 관련된다. 지난해 5월 공정위는 소셜커머스에 대한 고객 서비스와 품질 보증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급증하자 소셜커머스 업체를 통신판매업자로 정의하고 7일 이내 환불 보장 서비스에 나서도록 권고했다. 전시내 과장은 “오픈마켓은 판매중개업체다 보니 파는 제품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지만, 소셜커머스 업체는 직접 책임을 지기 때문에 명백히 이 둘은 구분돼야 한다”며 “오픈마켓은 한 가지 상품이라도 다수의 판매자가 존재하지만 소셜커머스에서는 한 가지 상품은 하나의 판매자만이 팔 수 있는 것도 차이점”이라고 전했다. 

틈새시장 노리는 서비스 등장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단순 상품에서 벗어나 최근엔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특정 업종, 특정 지역 중심의 지역 특화형, 상품 특화형 소셜커머스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상품이 패션이다. 단순히 패션 상품을 반값으로 판매하는 수준을 넘어 직접 브랜드를 출시하거나 종합 패션몰을 운영하는 등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그루폰코리아의 패션 쇼핑 네트워크 ‘그룸(www.groom.kr)’이 대표적이다. 그룸(GROOM)은 백화점 브랜드, 디자이너 상품, 소호 제품 등을 한자리에서 소개하며 다양한 패션 아이템을 선보인다. 

위메이크프라이스는 회원제 명품 구매사이트 프라이빗라운지의 상품을 ‘위메프 명품관’을 통해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열었다. 

티켓몬스터는 아예 ‘페르쉐(www.perche.co.kr)’라는 자체 브랜드를 만들었다. 페르쉐는 티켓몬스터가 자체 제작한 구두와 가방을 온라인 사이트와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한다. 

소셜커머스 업계가 패션 사업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패션 아이템이 배송 상품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화장품·뷰티용품 전문 소셜커머스 업체인 미미박스는 고객에게 찾아가는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다. 소비자들이 월 일정액을 내면 정기적으로 제품 정보를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미미박스의 뷰티 전문가들이 정보를 선별하는데 매월 새로운 콘셉트로 꾸며진다. 할인마트인 코스트코와 유사한 회원제 방식이다.  

소셜커머스 인기 상품 들여다보니
20~30대 여성, 먹고 마시는 데 지갑 열어 


 지난해 티켓몬스터를 통해 판매된 할인쿠폰 수는 자그마치 2300만장에 달했다. 국민 10명 중 4명이 한 번씩은 쿠폰을 구매한 셈이다. 이 중 가장 인기가 높았던 할인쿠폰은 뭘까. 바로 맥도날드 맥카페 아이스커피다. 총 36만2360장이 판매됐다. 이어 롯데리아(32만3130장), 뚜레쥬르(29만9946장), 엔제리너스커피(23만104장), CJ상품권(19만9682장) 순이다. 이쯤 되면 식품 관련 쿠폰과 상품권이 강세를 보임을 알 수 있다. 

이는 쿠팡에서 판매된 인기 상품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이제까지 가장 많이 팔린 쿠폰은 맥카페 아이스커피다. 무려 129만7311장이 판매됐다. 2위는 홈플러스 상품권(42만6360장)으로 아웃백, 빕스 등에서도 사용 가능하단 소식이 알려지면서 당시 소셜커머스 최다 판매수량을 기록했다. 이어 롯데리아 한우불고기버거, 크리스피크림, 뚜레쥬르 자유이용권 등이 5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참고로 소셜커머스 업체의 주요 타깃층은 20~30대 여성이다. 

판매량이 아닌 매출액을 기준으로 하면 주유 상품권이 1~2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지난해 티몬에서 매출액이 가장 높았던 상품은 GS칼텍스 상품권으로 85억2000만원어치가 팔렸다. 이는 소셜커머스 역사상 세계 4위에 달하는 기록이다. 2위는 에쓰오일 상품권으로 38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최근 티몬에서 뜨고 있는 인기 상품 중에는 이색 여행 상품이 있다. SBS 프로그램 ‘짝’을 여행 상품에 그대로 옮겨놓아 20~30대 젊은 층으로부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2월 11일 티몬이 첫 번째 기획으로 서천에 당일 버스 여행을 다녀오는 프로그램을 선보였는데 160명 모두 구매해 ‘완판’됐다. 첫 상품의 반응이 좋자 2번째 어린이대공원 상품은 모집인원을 2배로 늘렸음에도 신청자가 많아 100명을 추가 모집하기도 했다. 현재 모집 중인 상품은 4번째로 진해 벚꽃축제를 다녀오는 프로그램이다. 3일 동안 640명을 모집하는데 3일째 549명이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