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판기·공중전화도 안 먹어… 서러운 10원짜리
10원짜리 신형주화를 주머니에 넣고 거리로 나섰다.
캔음료를 마시기 위해 자판기에 이 신형주화를 넣었지만, 자판기는 동전을 인식하지 못하고 거스름돈
반환구로 그냥 '토해' 버린다. 한때 10원짜리가 요긴하게 쓰이던 공중전화기에 넣어 봤다.
역시 10원 신형주화는 인식하지 못한다. 지하철 승차권을 발매하는 '1회용 발매·교통카드 충전기'에서도
10원짜리는 사용할 수 없다.
황동으로 만든 지름 22.86㎜의 구형 10원 주화와 구리·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든 지름 18㎜의 신형 주화.
황동(黃銅)으로 만들던 기존의 10원짜리 동전을 대체하기 위해 구리·알루미늄 합금으로 작고 가볍게 만든 신형 주화는 2006년 12월 발행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신형주화는 발행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자판기·공중전화 등 일상에서 사용할 곳을 찾기 힘든 신형주화의 등장은 10원짜리 동전의 몰락을 가속화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0원 주화의 환수율은 4.6%에 그쳤다. 한국은행이 10원짜리 동전 20개를 만들어도 시중에 유통되다 다시 한국은행으로 돌아오는 동전은 채 1개가 되지 않는 셈이다. 구형 10원 주화가 유통되던 2006년, 환수율이 19.4%였던 것과 비교해도 현저히 떨어졌다. 정부가 신형주화를 내놓은 이유는 동전 제조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였다. 지름 22.86㎜, 무게 4.06g이던 구형주화는 지름 18㎜, 무게 1.2g의 신형주화로 대체됐다. 그러나 활용도가 낮아 저금통이나 서랍에 들어가면 나오지 않는다. 결국 주화를 다시 발행해야 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게 발생한다. 지난해 기준 10원짜리 동전 발행 잔액은 720억여원으로, 국민 1인당 10원짜리 주화를 140여개씩 가지고 있는 셈이다. 10원짜리 동전이 2004년 이후 발행하지 않는 1원, 5원 주화의 운명을 따라갈 처지에 놓였다고 하지만 발행을 중단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동네 수퍼마켓, 편의점, 대형 할인마트에선 여전히 거스름돈으로 10원짜리가 필요하기 때문. 특히 '9990원' 같은 가격으로 구매를 유도하는 유통업체의 판매정책 때문에 손님이 현금으로 물건을 살 경우 10원짜리 거스름돈이 필요하다. 한국은행은 동전 유통 활성화를 위해 각급 학교와 편의점·대형할인마트, 각종 사회복지단체와의 연계해 동전 모으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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