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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nFo/국제경제

美·유럽 중산층이 무너진다

美·유럽 중산층이 무너진다
금융위기 이후 집값 폭락 자산 39% 공중분해
유럽도 부동산 거품 꺼지며 양극화 갈수록 심화

2010년 미국 중산층의 부(富)가 1990년대 초반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2007년 금융위기가 발생한
뒤로 중간소득과 집값이 크게 하락했다. 반면 고소득자의 재산은 더 불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소비자 금융 조사'를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2007년 말부터 시작된 대불황의 최대 희생자는 중산층이다. 미국인 가계의 중간치 순자산(純資産·median net worth)은 물가를 감안했을 때 2010년 현재 7만7000달러(약 9000만원)에 그쳤다. 1992년 수준이다.


미국인이 지난 18년 동안 쌓아온 부가 증발한 셈이다. 2007년과 비교하면 무려 5만달러(39%)가
줄어들었다.


 중간치 순자산이란 집과 자동차 등 보유 자산에서 빚을 뺀 '순수한 부'를 크기 순으로 늘어놓았을 때 중앙에 위치하는 값이다. 연준은 1989년 이후 3년마다 미국 가계의 순부를 조사, 발표해 왔다.

중산층과 달리 소득 상위 10%의 중간치 순자산은 119만4000달러로 1.8% 늘었다. 이로 인해 양극화가 심화해 소득 상위 10%의 순자산은 하위 20%보다 192배 많았다. 2007년의 138배보다 더 벌어진 것이다.

중산층이 경제 불황으로 큰 타격을 입은 건 중간 주택 가격이 2007년 11만달러에서 7만5000달러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부동산 외 금융자산이 풍부한 고소득층과 달리 중산층은 재산 대부분이 집에 집중돼 있다 보니 그만큼 피해가 컸다.

같은 기간 중간소득도 4만9600달러에서 4만5800달러로 7.7% 줄었다. 채무 연체는 더욱 늘어 대출 연체기간이 60일을 넘는다는 응답률이 2007년 7.1%에서 2010년 10.8%로 늘어났다. 카드빚은 같은 기간 16% 이상 감소했는데, 동시에 카드를 쓰지 않는 비율은 27%에서 32%로 증가했다.

중산층 위기는 유럽도 마찬가지다. 스페인은 유로존 가입으로 불어닥친 부동산 광풍이 꺼지기 시작하면서 2000년 이후 두 배까지 치솟았던 주택값이 반토막 났다. 극심한 경제난의 여파로 경제활동인구 4명 중 1명이 실직 상태다.

소득 격차는 갈수록 벌어져 유럽집행위원회가 지난해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그리스와 스페인, 이탈리아 등 경제위기에 놓인 국가의 2009년 소득불평등도는 2000년을 기준으로 일제히 올라갔다. 특히 프랑스는 2009년 지니계수가 2년 전보다 3.2 올라 주요 조사국 중 불평등도가 최고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