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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nFo/경제

가계빚 913조 ‘최대’…제2금융권 대출 급증

 가계빚 913조 ‘최대’…제2금융권 대출 급증
 
대출억제 풍선효과로 2금융권 빠르게 증가
상환능력 취약대출 21% 올 만기…부실 우려
 


 
지난 4분기 비은행권 46%·보험사 등 200% 늘어
은행대출 막힌 탓…자영업 대출도 100조 넘어
 
지난해 우리나라 가계 빚이 900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은행권의 가계 대출 억제로 저축은행과 보험사 등 제2금융권의 대출이 급증하는 ‘서민형 풍선효과’가 두드러졌다.
 
22일 한국은행의 ‘2011년 4분기 중 가계신용(잠정)’ 자료를 보면, 가계빚을 뜻하는 가계신용 잔액은 지난해말 912조9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0년에 견주면 66조원(7.8%)이나 늘었다. 특히 4분기에만 22조3000억원이 증가했다. 가계신용은 가계 대출과 카드 외상판매의 총액을 말하는데, 지난해 가계신용 가운데 가계 대출은 858조1000억원, 판매신용은 54조8000억원이었다.

은행권보다는 저축은행이나 보험사 등 제2금융권의 대출이 더 큰 폭으로 늘었다.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 지난해 4분기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 예금취급기관의 대출은 전분기보다 46.3%(2조5000억원) 늘어난 7조9000억원이었다. 또 보험사 등 기타금융기관의 대출은 전분기(2조3000억원)에 견줘 무려 2배가 넘는 5조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예금은행의 가계 대출은 전분기에 견줘 8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금융 당국의 규제로 예금취급기관(은행)의 문턱이 높아지면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서민들이 저축은행과 보험사 등으로 대거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넓은 의미에서 가계부채라고 할 수 있는 자영업자 대출잔액 100조원을 여기에 합칠 경우 가계 부채 규모는 1000조원을 넘는다. 자영업자 대출은 금융권에서는 중소기업 대출로 분류되지만 성격상 가계 부채와 좀더 가깝다. 특히 지난해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본격적으로 은퇴하면서 자영업자 대출이 급증했다. 지난해 11월말 현재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과 농협의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102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0년말(92조8000억원)에 견주면 자영업자 대출은 10.8%나 증가했다. 이 때문에 국제신용평가사들조차 가계소득보다 빚이 빠르게 늘면서 연체율이 급증할 경우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이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가계부채의 연체율을 보면 금융시스템의 붕괴로 이어질 만큼 위험한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제2금융권으로 몰린 가계부채의 연체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금융당국의 건전성 강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