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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예금 인출 급증, 식량 사재기

그리스 예금 인출 급증, 식량 사재기
ㆍ17일 총선 좌파·우파 박빙
 

오는 17일 2차 총선을 앞두고 유로존 탈퇴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그리스에서 예금 인출과
식량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구제금융 조건 재협상을 공약한 급진좌파연합은 긴축 노선 고수를
주장하는 신민주당과 박빙 승부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AFP통신이 13일 보도했다.


그리스 은행 관계자는 “정치적 불안과 유로존 탈퇴 가능성 탓에 불안해진 예금자들이 예금을 인출하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스에서 예금 인출은 재정위기가 발생한 2009년 후반부터 이어지고 있다.
그리스 중앙은행은 2009년부터 720억유로(약 105조5000억원)가 인출됐고,
지난 4월 현재 예금액은 1659억유로(243조1400억원)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우려되는 점은 2차 총선 결과에 따라 예금 인출이 폭증해 자칫 뱅크런(대량 인출 사태)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구제금융 조건 재협상을 주장하는 급진좌파연합이 집권한다면 그리스 미래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다. 유럽연합과 국제통화기금은 그리스가 구제금융 조건인 긴축 정책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추가 지원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리스 은행들은 급진좌파연합이 2위로 깜짝 도약했던 지난 5월 1차 총선 때도 선거가 끝나고 불과 며칠 만에 8억유로(1조1700억원)가 인출되는 사태를 겪었다. 예금 인출액은 그리스가 2차 구제금융을 받고 민간채권단과 국채 교환에 성공한 지난 3~4월 다소 줄었다가 총선이 치러진 지난 5월6일 이후 급증했다.


그리스 투자회사 ‘아티카 웰스 매니지먼트’의 테오도르 크린타스는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때는 어떤 사건도 촉매제가 될 수 있다”며 “남아 있던 신뢰는 증발하고 눈사태 같은 파장이 몰려올 수 있다”고 말했다.


고객들이 은행에서 찾아간 돈은 외국 은행이나 집 금고로 들어가고 있다. 크린타스는 “(고객들이) 다른 유로존 국가가 발행한 채권에 투자하거나 외국 은행에 예금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인출된 돈의 일부는 파스타나 통조림 같은 비상식량을 마련하는 데 쓰인다. 2차 총선이 끝난 후 위기가 급격히 심화할 경우를 대비해서다. 


그리스 정치권은 유권자들의 불안을 잠재우고 표를 끌어모으기 위해 막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보수 성향의 신민주당은 조사기관별로 25.5%에서 26.5%, 급진좌파연합은 23.5%에서 31.5%를 득표하는 것으로 나왔다. 선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어느 쪽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급진좌파연합 대표(38)는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그리스가 긴축 조건을 지킬수록 경기가 악화되고 유로존에 잔류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토니스 사마라스 신민주당 대표(61)는 극우정당 ‘황금새벽’ 지지자들을 잡기 위해 반이민 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는 “이민자들의 불법 침략을 막겠다”며 이민 2세에게 그리스 시민권 부여를 허용한 법률을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신나치주의를 표방하는 황금새벽은 1차 총선 때 7%를 득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