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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코드 없는 TV


  전기코드 없는 TV  


 
 와이파이처럼 전기 공급도 무선으로… 충전기 없어도 휴대폰 충전 가능해

지난 20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호계동 LS전선 중앙연구소. 건물 3층에 있는 한 회의실 창문 너머로 연구원들이 실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들 앞에 놓인 탁자에는 스탠드·TV 등이 보였다. 한 연구원이 손에 쥐고있던 스탠드를 옆으로 50㎝ 정도 이동하자 불이 켜졌다. 그런데 이 스탠드 주변에는 전원을 연결한 선(線)도, 배터리를 넣는 부위도 보이지 않았다. TV 역시 플러그와 연결하는 선은 없는데, 리모컨으로 동작하니 방송이 나오고 볼륨과 채널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었다. 박운규 LS전선 수석연구원은 "2개의 구리 코일을 이용하면 무선으로 전력을 보낼 수 있다"며 "최대 2m까지 전력 전달이 가능하고, 코일은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라고 말했다.


▲ LS전선 직원이 무선 충전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스탠드와 TV에 별도의 전선을 연결하지 않아도 무선으로 전기를 공급받아 작동한다. /LS전선 제공
LS전선이 작년 말 상용화한 무선 충전 기술은 공진(共振)의 원리를 이용했다. 공진은 특정 주파수에서 진동이나 신호가 증폭돼 강해지는 것을 말한다. 2개의 코일 사이에 공진이 일어나면 전선을 연결하지 않아도 순간적으로 전력이 이동할 수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해 와이파이(Wi-Fi·무선랜) 장치가 설치된 곳에서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것처럼, 무선 충전시스템이 갖춰진 공간에서는 전선(電線) 없이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날 사용한 코일은 크기가 가로 25㎝, 세로 22㎝로 최대 250와트(W)의 전력을 보낼 수 있다. LS전선은 무선 충전기 역할을 하는 코일을 더 작게 만들고 전송 거리를 넓혀 각종 전자기기에 들어갈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전력을 무선으로 보내는 특정지역에선 모바일기기를 케이블 없이 충전하는 시대가 열린다. LS전선 기기사업부의 이종욱 차장은 "TV에 케이블을 꽂으면 먼지가 쌓이면서 누전사고 등의 원인이 되지만, 무선 기술은 편리한 데다 안전성도 보장된다"고 했다. LS전선은 이미 국내 모 건설사가 분양하는 아파트에 휴대전화 충전용으로 무선 전력전송 기술을 제공하기로 하고 설치작업을 준비 중이다.

LS전선은 지난 2007년에는 세계 최초로 휴대전화용 무선 충전기를 개발했다. 작년 6월 시장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이 제품은 충전패드와 커버를 사용해 무선 전력전송 기술과 동일한 원리로 작동된다. 현재는 하나의 충전기에 기기 1대만 충전할 수 있지만 1~2년 내에 여러 대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모바일기기의 성능 발전에 비해 배터리 성능의 개선속도는 더딘 편이다. LS전선은 앞으로 무선 충전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관련 기술·제품을 내놓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무선충전 시장은 올해 33억달러(약 3조7000억원) 규모에서 오는 2015년 237억달러(약 26조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