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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인식 ‘시리’, 얼마나 자주 쓸까


 
음성인식 ‘시리’, 얼마나 자주 쓸까
 


 아침에 깨워달라고 말하면, 알람으로 깨워주고, 친구에게 문자를 보내라고 시키면, 누구에게 보낼 것인지 되묻는다. 진짜 비서가 아닌 애플의 음성인식 기능 ‘시리’ 얘기다. 아직 우리말은 지원하지 않지만, 영어로 날씨를 알려주는 것을 보면 신통하기까지 하다. 


 스마트폰 속 인공지능 비서 ‘시리’, 사용자는 얼마나 자주 쓸까. 스마트폰에 대고 혼자 말하는 것이 민망하다거나 음성인식 기능이 신통치 못해 사용률이 저조한 것은 아닐까. 시장조사업체 팍스 어소시에이츠가 미국 현지시각으로 3월27일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자.

팍스 어소시에이츠는 총 482명의 아이폰4S 사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중 87% 사용자가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이상 시리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리를 이용하는 사용자 중에선 55% 사용자가 시리 기능에 만족한다고 답한 반면, 9%는 불만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팍스 어소시에이츠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존 바렛 팍스 어소시에이츠 책임연구원은 “시리는 중요한 정보를 기억하는데 쓰기에 쉽고, 편리하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사용자가 아이폰4S의 어떤 기능을 이용할 때 시리를 쓰는지도 드러났다. 주로 전화를 걸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낼 때 시리를 이용했다. 아이폰4S에서 시리를 쓰는 사용자의 3분의 1 이상이 전화와 문자, 일정을 확인하는 데 시리를 이용했다.

이 같은 기능은 아이폰4S의 가장 기초적인 기능이다. 다른 기능은 어떨까. 음악을 재생한다거나 길 안내를 받는 등 전화기능 외에 다른 기능을 쓸 때는 시리를 이용하는 빈도가 낮았다. 시리 사용자 중 35%의 사용자는 한 번도 시리를 이용해 음악을 재생해본 적이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e메일을 확인하는 기능은 양쪽으로 갈린 답변이 나왔다. 30%의 사용자는 단 한 번도 시리를 통해 e메일을 확인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그런가 하면, 26%의 사용자는 매일 시리를 통해 e메일 수신함을 열어본다고 응답했다.


△ ‘시리’ 기능에 대한 사용자 만족도 (출처: 팍스 어소시에이츠)

 팍스 어소시에이츠의 설문조사 결과에서 시리의 이용 패턴이 전화와 문자, e메일 기능 등 기초적인 기능에만 국한돼 있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시리를 비롯한 다양한 음성인식 기능이 앞으로 어떤 기기에서 어떻게 이용될지 미리 볼 수 있는 자료이기 때문이다.

팍스 어소시에이츠는 보고서에서 “아이폰4S 사용자가 시리를 이용하는 패턴은 음성명령으로 어떤 기능을 가장 일반적으로 이용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분석했다.

IT 환경 전반에 걸쳐 자연스러운 사용자 조작환경(NUI)에 대한 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2년 들어 손짓과 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는 스마트TV를 출시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도 지난 2011년, MS의 동작인식 센서 ‘키넥트’에 음성명령 기능을 추가했다. 구글도 시리와 경쟁할 수 있는 ‘어시스턴트’를 개발 중이다.

터치 조작을 넘어 NUI를 도입하는 것은 가전과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업계 전반에 걸친 트랜드다. 하지만 아이폰4S에서 시리를 이용해 음악을 재생해보지 않은 사용자가 과연, 스마트TV나 키넥트에서 음성명령을 이용할까.

팍스 어소시에이츠 조사 결과 아이폰4S 사용자 중 37% 사용자만이 TV에 음성조작 기능이 탑재되는 것을 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의 사용자는 ‘필요 없는 기능’이라고 못 박았다. 사람의 음성을 얼마나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뿐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사용자가 NUI를 쓰도록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