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inFo/IT/과학

한국, 우주비밀 풀 열쇠 찾았다…세계 발칵



   한국, 우주비밀 풀 열쇠 찾았다…세계 발칵
 국내연구진, `중성미자` 마지막 변환상수 측정 성공…중국 이어 두번


 국내 연구진이 중국에 이어 우주 생성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중요한 열쇠로 꼽히는 `중성미자'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서울대 김수봉 교수(물리천문학부ㆍ사진)는 서울대ㆍ경북대ㆍ부산대ㆍ성균관대ㆍ세종대ㆍ전북대 등 12개 대학이 참여한 `중성미자검출설비(리노ㆍRENO)' 연구진이 지금까지 풀지 못 했던 전자중성미자와 뮤온중성미자간 변환비율이 10.3%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3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 결과를 2일 물리학 분야의 권위지인 `피지컬리뷰레터스'에 투고하고, 3일 전국적으로 실험결과를 발표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실험결과 발표 중국에 선수 빼앗겨=우리 연구진은 2006년 3월부터 영광 원자력발전소 부근에 중성미자검출설비를 짓기 시작해 지난해 5월 완공하고 8월부터 실험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 발표는 중국 연구진에 3주 뒤졌다. 지난 3월8일 중국과 미국 연구진이 주도한 중국 다야베이 원전 중성미자 연구단은 변환상수가 9.2%라는 결론을 얻고 같은 학술지에 논문을 투고했다. 양쪽 연구진은 논문을 투고하는 동시에 실험결과를 전세계에 발표해 공개 검증절차를 거친다.

우리 연구진은 중국에 비해 3주 늦게 결과를 내놨지만 대형 검출시설을 이용한 연구결과는 통상 한달 내의 시간간격이 있어도 동등한 업적으로 취급받는 만큼 과학적 발견의 업적은 동등하게 평가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우리의 측정 신뢰도가 6.3시그마(6시그마=10억회 중 2회 틀릴 가능성)로, 중국의 5.2시그마(5시그마=1000만회 중 6회 틀릴 가능성)에 비해 높다는 설명이다. 통상 3∼5시그마의 신뢰도는 틀림없는 결과이자 과학적 발견으로 받아들여진다.

학술지를 발간하는 미국물리학회측은 두 연구진의 실험결과를 심사해 게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중요한 과학적 발견을 담은 논문이 연이어 투고될 경우 같은 호에 묶어 소개하는 경우가 많다.

김수봉 교수는 "두 팀이 얻은 변환상수는 오차범위 내에 있어 결국 같은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우주 비밀 한 걸음 다가가=중성미자의 마지막 남은 변환상수를 밝힌 것은 물리학계의 대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중성미자는 우주에 광자 다음으로 많은 입자지만 질량이 거의 없고 물질과 상호작용을 하지 않아 `유령입자'로 알려져 있다. 빅뱅 직후 만들어져 전 우주에 퍼져 있으며, 핵융합이나 핵분열 시에도 만들어지지만 질량이나 특성이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중성미자는 뮤온ㆍ타우ㆍ전자 등 3가지가 있는데, 뮤온과 타우, 타우와 전자, 전자와 뮤온중성미자가 시간이 가면 서로 자유롭게 형태를 바꾼다. 지금까지 뮤온-타우중성미자 변환 비율이 100%, 타우-전자중성미자 80%로 밝혀졌고, 이번에 전자-뮤온중성미자가 10.3%의 비율로 바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중성미자 변환상수를 알게 되면 중성미자의 성질과 우주를 이루는 기본입자의 원리를 알 수 있게 돼 물리학 교과서의 한 부분을 새로 쓰는 정도의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우주 생성 과정을 설명하는 물리학이론인 표준모형에서는 중성미자의 질량을 0으로 봤지만, 질량이 있는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표준모형을 대체하는 새로운 물리학이론이 불가피해졌다.

김수봉 교수는 "표준모형은 우주 생성 초기에 입자가 엄청나게 많은 에너지를 갖고 움직이는 상태를 설명하지 못해 이를 설명하는 대통일이론이 제시됐다"며 "중성미자의 비밀을 밝힘으로써 입자물리학계의 주류가 표준이론에서 중성미자의 질량을 예상한 대통일이론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성미자와 반중성미자의 변환상수를 비교하는 실험을 통해 우주 초기 물질과 반물질이 함께 있다가 물질만 남고 반물질이 사라진 이유를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