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inFo/HOT ! 이슈

강남을 투표함 이송중 바꿔치기 당했나

  강남을 투표함 이송중 바꿔치기 당했나 



정상 투표함(위)과 문제의 구룡마을 투표함.▲


 
 참관인 “봉인 확인한 투표함과 개표장 것 다르다” 주장
 이송차량에 감시 없어 정동영 후보쪽 “만의 하나…
 ” “자물쇠 없는 투표함 선관위 직원 감췄다” 주장도
 선관위 5개 투표함 문제 인정…민주당 수사 의뢰 예정



  어젯밤 서울 강남을 선거구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철저히 봉인되어 있어야 할 투표함이 허술한 상태로 열려 있었고, 투표장에서와 개표장에서의 봉인 상태가 다른 투표함이 있었다는 민주통합당 쪽 투표참관인의 증언까지 나왔다. 강남구 선관위는 무시와 강변으로 일관했고, 결국 민주당 쪽 개표참관인들의 퇴장 속에 김종훈 새누리당 후보가 정동영 민주통합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특히 문제가 된 투표함들이 정 후보 쪽 지지자가 많은 지역이어서 민주당은 사태를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먼저 투표함 바뀌치기 의혹.

 민주당 쪽 투표참관인 ㄱ씨는 개포1동 제5투표소(구룡마을) 투표장에서 목격했던 투표함 봉인 상태와 다른 투표함이 개표장에서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ㄱ씨는 정동영 민주통합당 후보 황유정 비서관이 찍어 온 구룡마을 개표함 상태를 본 뒤 “내가 투표장에서 목격한 투표함 봉인 상태와 다르다. 선관위가 투표함을 자물쇠로 채운 뒤 그 위에 엑스(X)자 모양으로 테이프를 붙이고 봉인한 것을 보았다”고 말한 것으로 12일 전해졌다. 황 비서관이 공개한 구룡마을 개표함은 자물쇠 위에 테이프가 붙어 있지 않고 봉인도 되어 있지 않았다(위 사진).

 보통 선관위는 자물쇠 위에 테이프를 붙여 누군가가 자물쇠에 손 대지 못하도록 조처한다. ㄱ씨는 “투표장에서 투표함 봉인할 때 선거관리자가 ‘이건 절대 열리지 않습니다’라며 테이프를 붙인 것까지 보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ㄱ씨는 이후 귀가했다. 보통 투표참관인은 투표함을 이송하는 차에 함께 타 개표장까지 가지만 ㄱ씨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투표장에서 개표장까지 투표함을 이송하는 과정에서 감시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말이 된다.

 정동영 후보 쪽은 만의 하나 투표함 바꿔치기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정동영 후보는 이날 “투표함을 이송할 때 참관인을 집에 보내고 (투표함을 차에) 태웠는데 참관인이 분명 봉인하고 도장을 찍은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그런데 개표장에 온 투표함에는 봉인이 찍혀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투표함이 옮겨지는 과정에서 누군가 투표함에 손을 댔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강남구 선관위는 “투표함 바꿔치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12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그 참관인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우리가 조사해봐야겠다”고 말했다.

 자물쇠가 잠기지 않은 투표함이 발견되자 선관위 직원이 급히 감추려고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황유정 비서관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원래 투표함은 참관인이 보는 상태에서 자물쇠를 봉한 테이프를 뜯어야 한다. 대치2동 제7투표소 투표함 상자 테이프를 뜯자 제대로 잠겨 있지 않은 자물쇠가 나오더라. 우리가 ‘이거 뭐냐’고 하니까 선관위 직원이 황급히 다시 자물쇠를 잠그려고 하더라. 우리가 몸으로 막고 제지했다”고 말했다. 황유정 비서관은 “우리가 계속 문제제기를 했는데 선관위 쪽은 문제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정동영 후보 쪽의 주장을 종합하면, 강남을 선거구 55개의 투표함 중 총 20개 투표함이 제대로 봉인되지 않았다. 강남갑 선거구에서도 문제 있는 투표함이 10개나 나왔다. 투표함 자물쇠가 제대로 채워지지 않았거나 투표함 상자 바닥을 테이프로 제대로 싸지 않았거나 봉인을 찍지 않은 것들이 다수 발견됐다. 정 후보 관계자는 “문제가 발견된 투표함은 수서동, 일원동, 대치동, 개포동 등 주로 정동영 후보의 표가 많이 나오는 곳의 투표함들이다”고 주장했다. 투표함 바꿔치기 의혹이 일고 있는 개포1동 구룡마을은 빈민마을로서 1965명의 유권자가 있는 곳이다.

 결국 강남을 선거관리위원회는 11일 밤 긴급점검을 통해 문제가 제기된 20개의 투표함 중 5개의 투표함에 문제가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부정선거 의혹은 부인하고 문제가 된 투표함의 표를 모두 유효투표로 인정해 개표를 완료했다. 김종훈 새누리당 후보는 59.1%의 득표율(정동영 후보 39.01%)로 당선되었다.

  민주통합당은 55개 투표함 모두 증거 보전을 신청하고 검찰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공직선거법 168조는 “투표관리관은 투표소를 닫는 시각이 된 때에 투표소의 입구를 닫아야 하며, 투표소 안에 있는 선거인의 투표가 끝나면 투표 참관인의 참관하에 투표함의 투입구와 그 자물쇠를 봉쇄·봉인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그러나 투표함 봉인 뒤 (테이프를 붙이는 등) 봉하는 방법에 대해선 세세하게 규정하고 있지 않다.

 각 투표소에는 1명의 투표관리관을 배치하는데 선관위는 해당 구청으로부터 추천받은 구청 공무원(6급)을 임명한다. 강남구 선관위는 강남을구에 배치된 투표관리관의 명단 공개를 거부했다.


    

다음은 황유정 비서관과의 전화 통화 일문일답  

 -처음 투표함 문제를 발견한 게 언제인가. “11일 저녁 6시30분께였다. 나는 개표 참관인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구룡마을에서 온 투표함 자물쇠 부분에 테이프가 붙어 있지 않은 게 발견됐다. 선관위는 마이크로 ‘이상 없으면 바로 개표 진행하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선관위에 바로 문제제기 했다. 그러나 선관위는 개표를 시작해버렸다. 고성을 지르면서 항의를 했는데도 무시해버렸다.”

  

 -구룡마을 투표함을 가장 먼저 개봉했나.
 “그렇다. 선관위는 무조건 아무 이상없다는 식으로만 말했다. 오히려 우리에게 ‘열어볼까요? 열어볼까요?’ 하면서 화를 내었다. ‘설마 투표함 갖고 장난하겠냐’는 말만 반복했다. 우리는 항의했지만 선관위는 그냥 니퍼를 가져와 투표함 자물쇠를 잘라 버린 뒤 개표를 시작해버렸다.”

  

 -왜 좀 더 강하게 항의하지 않았나.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한 개 투표함에서 문제를 발견 것이라 그럴 수도 있겠다는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저녁 7시께 계속 다른 투표함들이 도착하는 것들을 살펴보는데 다 문제가 있는 것이었다. 투표함 박스에 테이프를 제대로 안붙이거나 봉인을 제대로 안한 것들이 계속 발견됐다. 이 때 통합진보당 분들이 ‘여기도 이의 있다’ 소리를 질렀는데 개표는 강행됐다. 선관위는 우리가 계속 소란을 피운다며 경찰을 부르겠다고 했다.”

  

 -최종적으로 문제가 된 투표함은 몇개인가.
 “강남갑구에서 온 투표함 10개. 강남을구 투표함에서 온 투표함 20개가 문제였다. 우리가 이 투표함들을 따로 빼내어 가장자리로 모아두었다. 자연스럽게 개표가 중단됐다. 이후 선관위는 회의를 통해 해당 투표함의 투표용지들을 모두 유효투표로 인정했다.”

  

 -자물쇠가 잠기지 않은 투표함이 발견되자 선관위 직원이 감추려고 했다는 건 무슨 말인가.
 “원래 투표함은 참관인이 보는 상태에서 자물쇠를 봉쇄한 테이프를 뜯어야 한다. 대치2동 제7투표소 투표함 상자 테이프를 뜯자 제대로 잠겨 있지 않은 자물쇠가 나오더라. 우리가 ‘이거 뭐냐’고 하니까 선관위 직원이 황급히 다시 자물쇠를 잠그려고 하더라. 우리가 몸으로 막고 제지했다.”   

  

 -선관위는 어떻게 대응했나.
 “명백히 봉인을 제대로 하지 않은 잘못이 드러났는데도 선관위는 계속 핑계만 대었다. 법적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는 듯 보였다. 설마 선관위가 장난을 치겠냐는 말만 반복하고 우리를 적으로 대하듯 했다.”

  

 -구룡마을 투표함은 바꿔치기 되었을 가능성 있나.
 “그렇다는 증거는 없다. 그러나 투표 참관인이 보았던 봉인 상태와는 다른 상태의 투표함이 개표장에 도착했다. 이것은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정동영 후보 쪽의 표가 많이 나오는 동네를 포함해 총 20개 투표소의 투표함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무려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출처: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2803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