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inFo/IT/과학

D램시장 3강체제 재편…치킨게임 재연 우려

D램시장 3강체제 재편…치킨게임 재연 우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일본 엘피다메모리 인수에 성공하면 세계 D램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3강 구도로 재편된다.

업계에서는 “한국 업체들엔 최악의 시나리오”라는 평가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엘피다 인수에 성공하면 마이크론은 모바일 D램이라는 날개를 달게 된다. 강정원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일본 내 우수한 인력이 모인 엘피다의 모바일 D램 기술력은 세계적인 수준”이라며 “엘피다의 PC용 D램 생산량을 모바일 D램으로 옮기면 경쟁력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동안 모바일 D램은 삼성전자가 절반 가까운 점유율로 앞서 나가고 SK하이닉스와 엘피다가 그 뒤를 이었다. 마이크론은 5% 남짓한 시장 점유율로 존재감이 약했다. 엘피다 인수로 마이크론이 단숨에 SK하이닉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전체 D램 시장에서도 SK하이닉스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서게 된다. 특히 우수한 제품설계 능력에 비해 취약하다고 평가받던 D램의 생산 능력과 공정기술력 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전동수 삼성전자 DS총괄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지난 3월 “낸드플래시에 강한 도시바나 마이크론, 두 업체 중 하나가 엘피다의 D램사업을 인수하면 강력한 경쟁자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D램 시장의 무한 가격 싸움인 ‘치킨게임’이 재발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엘피다가 파산 신청을 한뒤 전체 D램 시장의 공급이 줄어들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며 “마이크론이 엘피다 생산량을 모두 흡수해 경쟁력을 높이면 다시 치열한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수에 따른 재정적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느냐에 따라 마이크론의 운명은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이크론은 본입찰에서 인수 금액만 2000억엔(2조8000억원) 이상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투자금액을 포함하면 3000억엔(4조2000억원) 이상의 현금이 필요하다. 2011년 말 기준 마이크론의 현금성자산은 2조2000억원으로 단기성 상환부담 1600억원 정도를 제외하면 2조원 정도의 현금 유동성을 갖고 있다. 엘피다의 부채와 추가 투자를 감당하려면 새로운 자금조달이 필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