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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내 사고 제로(0) 자동차 나온다는데..'

'2~3년내 사고 제로(0) 자동차 나온다는데..'

보행자를 감지하면 자동으로 차를 세우고, 교차로에서는 차들끼리 서로 신호를 주고 받아 추돌을 미연에 방지합니다. 차가 주행 중 차선에서 이탈하면 자동으로 제 위치에 돌려놓고, 앞 차와의 거리도 자동으로 조절해 줍니다. 교통사고를 완전히 방지할 수 있게 되는거죠. 먼 미래의 자동차를 얘기하냐고요? 2~3년 후의 일이 될 겁니다.”

세계 3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독일 콘티넨탈그룹의 안드레아스 브랜드(Brand) 수석부사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독일 레겐스부르크에서 열린 시연행사에서 기자와 만나 자사가 개발 중인 각종 사고방지 기술을 소개하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로 ‘사고 발생 제로(0)’의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 콘티넨탈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창립 140주년을 맞은 콘티넨탈은 버튼 하나로 자동차의 주행 성격을 바꿀 수 있는 ‘Simplify Your Drive’(사진 왼쪽)와 운전석 앞 유리창에 주행 정보를 표시해 주는 헤드업디스플레이(HUD·오른쪽) 등 첨단 전장부품을 개발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 콘티넨탈오토모티브그룹 제공

◆ 시속 30km 이하 주행 중 사람·사물 발견하면 ‘자동 스톱’…보행자 보호기술 총력

콘티넨탈이 개발한 사고방지 기술은 이미 여러 완성차업체들이 채택해 사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볼보의 ‘시티 세이프티’ 기능. 차량 앞 유리 상단에 장착된 레이저 시스템을 통해 시속 30km 이하의 주행상황에서 앞차와의 추돌 위험 시 차량의 속도를 줄이거나 완전히 멈추어 주는 저속 추돌 방지 시스템이다. 전체 추돌사고의 75%가 시속 29km 이하의 속도에서 발생한다는 것에서 착안, 이를 보강하기 위해 개발된 안전장치다.

이 기능이 탑재된 볼보의 스포츠유틸리티비히클(SUV) ‘XC60’은 미국 고속도로 인명손실 데이터 연구소(HLDI) 조사에서 다른 동급차량 대비 사고 발생 감소 효과가 약 22%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는 이 기능을 통해 매년 190만여건의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콘티넨탈 관계자는 “현재 작동 가능 최고속도인 시속 30km를 시속 60km까지 높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정면추돌로 인한 교통사고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 뒤에도 눈이 달린 것처럼, 후진 시에 지나가는 사물을 감지해 경고음을 울려주는 사각지대감지(BSD)기능도 개발했다. 단순히 후방 주차를 도와주는 기존 기능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후방 측면에서 접근하는 차량이나 사람을 감지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이 기능은 오는 2013년부터 양산될 계획이다. 이번 행사에서 사용된 시연용 차량에 탑재된 기능은 35m 이내에서 5~30km 속도로 이동하는 사물을 감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보행자의 경우 차량을 향해 걸어오는 경우에만 감지해 경보음을 울려준다. 차량 후방에 부착된 센서가 곧 충돌이 일어날 것 같다고 감지하면, 경보음을 울리고 룸미러의 조명을 켜서 운전자에게 경고한다.

보행자 충돌 시 차량 앞부분 후드를 자동으로 들어올려 보행자 충격을 최소화하는 ‘액티브 후드’ 기능도 개발했다. 이 기능은 보행자 추돌 시 100분의 1초 내로 후드를 들어올려 준다. 이 기능이 작동되면 차에 치인 보행자가 심각한 부상을 입거나 사망할 확률을 크게 줄여준다는 게 개발진의 설명이다.




◆ 한국에서도 보행자 보호 관심 높아져…국토부 “아직까진 미흡”

콘티넨탈이 이처럼 보행자 보호 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유는 유럽의 자동차 안전평가 기준인 유로 신차평가프로그램(유로 NCAP) 충돌 테스트에서 보행자 보호 수준이 중요한 척도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유럽 전지역 사고 데이터 분석결과에 따르면 유럽 도심지에서 교통사고로 약 1600여명이 사망했고 이 중 약 43%가 보행자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 NCAP 충돌 테스트는 유럽에서 출시되는 모든 신차에 필수 사항이다. 보행자 보호 기능이 전체 평가에서 20%의 비중을 차지한다. 사고 시 보행자의 상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설계된 차가 좋은 점수를 받게 되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이같은 동향이 감지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2007년부터 신차 안전성 테스트 항목에 보행자 안전성을 추가했다. 어른과 어린이 머리모형을 시속 40km 속도로 후드, 앞유리 등 자동차 전면에, 다리모형을 범퍼에 충돌시키는 평가다.

국토부는 지난 28일 2011년 상반기 신차 안전도 평가결과를 발표하며 “작년과 마찬가지로 신차들의 보행자 안전성 부분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업체의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