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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밥상서 ‘신토불이’가 사라진다

우리 밥상서 ‘신토불이’가 사라진다
2010년 1인당 식품수입량 468㎏… 日보다 26% 많아
수송량에 거리 곱한 ‘푸드 마일리지’는 佛 10배 육박


직장인 김모(39)씨는 최근 아내에게서 저녁 밥상에 올라온 음식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찌개에 들어간 명태는 러시아산, 삼겹살은 프랑스산, 두부의 콩은 중국산이었다.
반찬과 찌개 재료가 온통 '물 건너'온 것이었다. 토종이라고는 시골 집에서 보내온 쌀뿐이었다.
 '다국적군'이 밥상을 점령하면서 '신토불이'라는 말이 무색해지고 있다.

16일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한국, 일본, 영국, 프랑스를 대상으로 2010년 기준 각국의 1인당
식품 수입량, 푸드 마일리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가 모두 1위로 나타났다.

자유무역협정(FTA) 등 시장 개방의 영향으로 우리나라는 식품 수입량이 많을 뿐 아니라
증가 속도도 매우 빨랐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식품 수입량은 2010년 468㎏으로 일본(370㎏)보다 26.5%나 많았다. 영국과 프랑스는 각 411㎏, 403㎏으로 한국에 비해 13.9%, 16.1% 적었다. 우리 밥상에 오르는 식품 가운데 외국산 비중이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의 1인당 식품 수입량은 2003년 438㎏이던 것이 7년 만에 6.8%나 늘어났다. 이 같은 증가율은 프랑스(13.8%)에 이어 두 번째다. 이 기간 영국은 수입량의 변화가 없었고, 일본은 오히려 5.9% 줄었다.

생산지에서 소비지까지의 식품 수송량(t)과 수송거리(㎞)를 곱해 나타낸 '푸드 마일리지'는 한국이 1인당 7085t·㎞로 프랑스(739t·㎞)의 10배에 육박했다. 영국(2337t·㎞)이나 일본(5484t·㎞)과 비교해도 각각 3.0배, 1.3배나 됐다.

우리 국민이 1인당 연간 500㎏의 음식을 먹는다고 했을 때 음식 재료는 평균적으로 1만4000㎞ 정도 떨어진 곳에서 생산돼 식탁에 오른다는 얘기다. 푸드 마일리지 산출에 적용된 품목은 곡물, 축산물, 수산물, 야채·과일, 설탕, 커피, 음료 등 9가지다.

우리나라의 푸드 마일리지는 2003년만 해도 3456t·㎞으로 일본(5671t·㎞)보다 적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7년 만에 2배가 넘게 늘면서 압도적인 1위로 올라섰다. 반면 일본은 이 기간 3.3% 줄면서 2위로 내려앉았다. 프랑스와 영국은 각 4.9%, 1.2% 감소했다.

식품 수입이 많다 보니 이에 따른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 역시 한국이 142㎏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일본 123㎏, 프랑스 96㎏, 영국 95㎏ 순이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지역경제와 지구 환경 모두를 건강하게 하려면 로컬 푸드 소비를 확대하는 등 녹색생활 실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