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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42억 '아이파크' 27억에 팔려...거품 본격파열

42억 '아이파크' 27억에 팔려...거품 본격파열
"아파트 2채 이상 강남주부들 잠 못자", "이제 시작일 뿐"

"아파트 2채 이상 가진 강남 주부들이 잠을 못 이루고 있다."

최근 만난 한 강남 주부의 전언이다. "아파트와 자식이 웬수"라는 얘기들까지 한다고 했다.
아파트값이 연일 뚝뚝 떨어지는데 사겠다는 사람을 도통 만날 수 없으니 팔지도 못하고 입안만
바짝바짝 마르고 있다는 것. 



이같은 전언이 과장이 아님을 보여주는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인 강남 삼성동 ‘아이파크’가 감정가보다 36%나 폭락한 가격에 간신히 팔렸다.



 5일 <한국경제신문> 인터넷판에 따르면, 전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입찰에 부쳐진 아이파크 웨스트윙동 1201호 전용 195㎡(74평형)가 27억2천만원에 팔렸다. 초기 감정가격 42억5천만원의 64%밖에 안되는 가격이다. 그것도 한 명이 최저 입찰가에 응찰해 간신히 세 번째 유찰 위기를 넘겼다. 


2009년 말 기록한 최고 매매가격(평당 7천700만원)과 비교하면 낙찰가격은 3천675만원으로 반 이상 폭락했다. 


아이파크는 한때 부동산업자들이 평당 가격이 1억원까지 갈 것이라고 호언했던 아파트로, 내로라하는 유명연예인 등이 살던 '부의 상징'이었다. 그러던 것이 1억원커녕 이제는 3천만원 붕괴까지 초읽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지난 4월 백화점 명품 매출이 26개월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곤두박질 치면서, 명품업체들이 앞다퉈 세일에 나선 것도 강남 아파트 거품 파열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정부는 거품 파열을 막기 위해 안감힘을 쓰고 있으나 백약이 무효다. 


정부가 DTI 대출규제를 제외한 강남의 모든 규제를 해제한 5.10 부동산대책 발표후 한달여가 지났건만, 강남 아파트값은 도리어 하락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15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5.10대책 발표후 14일까지 한달여 동안 강남, 서초, 송파, 강동 등 강남권 4개구의 재건축아파트 8만3천309가구의 시세를 조사한 결과 38.2%인 3만1천817가구의 집값이 떨어졌다. 


특히 송파구 재건축아파트는 조사대상 가운데 절반이 넘는 52.7%, 강동구는 48.1%, 강남구는 40.0%의 집값이 떨어졌다. 낙폭은 송파구가 -1.92%로 가장 컸고, 강남구(-1.37%), 강동구(-1.19%), 서초구(-0.22%) 순이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제 시작"이라는 얘기가 더 많다. '아파트 불패 신화'가 깨진지는 이미 오래다. 벌써 5년째 부동산 장기불황이 계속되고 있다. 100대 건설사 가운데 이미 35개가 워크아웃, 법정관리 등을 신청했고, 그 뒤를 따를 건설사들도 즐비하다는 게 업계의 비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불황이 바닥에 도달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지하 1층만 있는 줄 알았더니, 지하 2층도, 3층도 있는 모양새다. 어디가 바닥인지 예측불허다.


특히 최근 유럽 재정위기가 재연되면서 부동산거품으로 흥청망청하던 스페인, 아일랜드 등이 줄줄이 국가파산에 도달하는 장면을 생생히 목격하면서 "다음은 우리 차례가 아니냐"는 공포가 급확산되고 있다. 여기에다가 대통령까지 나서 "집값이 아직 비싸다"고 불에 기름을 붓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의 머빈 킹 총재는 14일 "세계경제에 거대한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고 퍼팩트 스톰을 경고했다. 반면에 이명박 대통령은 "노력하면 우리는 금년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금년만 넘기면 내년부터는 고비가 쉽게 넘어갈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이 대통령 말이 맞길 바라나, 불길하게도 상황은 정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