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inFo/정치

막 올리는 드라기 시대..ECB, 유럽위기 총대멜까

막 올리는 드라기 시대..ECB, 유럽위기 총대멜까

트리셰 정책기조 일단 유지 전망
국채매입·금리동결 지속할 듯

 

 
`슈퍼 마리오` 마리오 드라기가 장-클로드 트리셰의 뒤를 이어 다음 달 1일 유럽중앙은행(ECB) 신임 총재로 취임한다. 


유럽이 재정위기의 늪에서 여전히 허우적대는 상황에서 유럽 통화 당국의 새 수장이 어떤 정책을 펼칠지 유럽은 물론 전 세계가 주목한다. 특히 그가 위기 대처에 있어 신중한 자세를 보였던 트리셰와 비슷한 노선을 걸을지 또는 개입 강도를 높일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獨 눈치보며 국채 매입 당분간 지속할 듯  

▲ 마리오 드라기 신임 ECB 총재
일단 시장의 전망은 드라기 총재가 당장 큰 변화를 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쪽으로 모인다. 이는 현재 ECB가 시행 중인 역내 재정불량국 국채 매입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앞서 트리셰 총재는 물가 안정에 국한됐던 정책 일변도에서 벗어나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있는 국가들의 국채 매입에 나섰다. 이는 시장 안정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줬지만 ECB `집안싸움`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특히 ECB 최대 재원국인 독일은 ECB의 역할 확대에 부정적 반응을 내비쳤다. 

독일의 지지를 등에 업고 ECB 수장에 오른 드라기 총재로선 독일의 이런 태도를 무시할 순 없는 처지. 하지만 모국인 이탈리아를 비롯한 재정불량국들의 상황이 심각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채 매입을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는 최근 "금융시장의 기능이 마비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이를 확인했다. 

더불어 재정위기 해법과 관련해 지난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그리스 민간 채권단의 손실(헤어컷) 비율 상향과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대, 유럽 은행권 자본 확충 및 자기자본비율 상향 등의 세부 이행방안 마련도 드라기가 총재 자리에 앉자 마자 당장 해결해야 할 숙제다. 

◇ 더딘 성장·高 물가 숙제..금리동결 이어갈 가능성 커 

유럽이 현재 처해있는 경제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세도 드라기 총재의 골칫거리다. 이와 관련해 당장 취임 이틀 후 열릴 금융정책결정회의는 그의 정책 방향을 가늠할 기회가 될 전망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재정위기의 포괄적 해법이 일단 마련된 만큼 드라기 총재가 취임하자마자 금리를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그 시점이 연말은 돼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는다. 또한 그가 물가 안정을 중요시하는 `매파`라는 점을 감안할 때 금리 정책에 예상치 못한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견해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이처럼 시장은 드라기 총재가 전임 총재의 정책을 유지하는데 초점을 맞추되 상황 변화에 따라 서서히 자신의 색깔을 드러낼 것이라는데 힘을 싣고 있다. 그가 대학교수와 정부 관료, 금융권을 오가며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은 이런 전망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X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