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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nFo/정치

올랑드 굳히기냐…사르코지 뒤집기냐

대선 후보인 우파 대중운동연합(UMP)의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가 대권 쟁취를
위한 최후의 고차방정식 풀이에 들어갔다.”

프랑스 대선 1차 투표(22일)를 사흘 앞둔 19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이번 대선을 ‘고차방정식’에 비유했다.
대선 후보가 총 10명에 이르지만 선두주자인 올랑드 후보와 이를 쫓는 사르코지 대통령을 중심으로 합종연횡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랑드 후보는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17년 만에 좌파 정권 탄생을 굳히기 위해서다. 반면 사르코지 대통령은
중도 성향의 프랑수아 바이루 민주운동당 후보에게 차기 총리직을 제안하며 표 결집에 나섰다.
1차 투표에서 패하면 결선투표에서도 승산이 없다고 판단해서다. 프랑스 대선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상위 1, 2위를 대상으로 2차 투표를 실시한다. 2차 투표는 내달 6일 열린다.


 
 프랑스 대선 22일 1차 투표
 올랑드, 최저임금 인상 공약
 사르코지, 중도후보와 연정 제안
 


 ◆17년 만에 좌파정권 탄생?

이번 대선에선 프랑수아 미테랑 사회당 후보가 당선됐던 1981년 이후 처음으로 좌파정권이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입소스와 TNS소프레스, BVA 등 주요 여론조사 업체에 따르면 총 10명을 대상으로 한 1차 투표에서 올랑드가 27~29%의 득표율로 사르코지(27% 안팎)에게 2%포인트 미만의 박빙으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자 대결로 벌이는 2차 결선투표에선 올랑드가 56%가량의 득표율로 사르코지를 10%포인트 이상의 큰 차로 누를 것으로 예상됐다.

올랑드는 한 프랑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당선될 경우 최저임금을 경제 상황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소폭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재정적자 감축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 최저임금 관련 언급을 회피했지만 선거 막판에 사르코지의 약점을 찌르기 위해 태도를 바꿨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지난 5년간 국가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최저임금을 동결해 서민층의 불만이 쌓여왔던 점을 올랑드가 이용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14%대 지지율로 좌파 성향 표를 잠식하고 있는 장뤼크 멜랑숑 공산당 후보를 견제해 사르코지와의 격차를 벌리겠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멜랑숑은 앞서 최저임금을 현행 1400유로에서 1700유로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랑드 대세론이 유지되면서 그동안 올랑드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이웃 독일의 집권 우파연정도 올랑드 정권 등장에 대비하고 나섰다. 르몽드는 “최근 올랑드 캠프의 경제브레인들이 독일 집권 기민당과 가까운 아데나워재단을 방문해 환대를 받았고 올랑드의 메시지를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 전했다”고 보도했다. 

합종연횡으로 역전 꿈꾸는 사르코지

사르코지 선거캠프는 “사르코지가 집권하면 바이루 후보에게 총리직을 내줄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중도 성향의 표를 총결집하겠다는 전략을 공개한 것. 바이루 후보는 이민정책 등에서 강경 노선을 취하고 있는 사르코지 정부에 실망한 우파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르코지 측이 바이루 포섭에 나선 것은 1차 투표에서 올랑드를 이기지 못한 채 2차투표에 들어가면 “(올랑드 승리로) 대세가 결정났다”는 심리가 확산돼 선거 동력을 상실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사르코지 대통령은 각종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 재정위기 대응 과정에서 독일에 끌려갔다는 비판을 무마하기 위해 최근 파리 콩코르드광장 연설에선 “유럽중앙은행(ECB)이 성장 촉진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CB의 역할에 대해 함구키로 한 메르켈 총리와의 약속을 공개적으로 깬 것이다. 반이민·반이슬람 노선을 전면에 내세우며 보수우파층에 대한 구애도 이어갔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올랑드가 당선되면 프랑스는 재정위기국인 스페인꼴이 날 것”이라며 ‘침묵하는 다수’의 지지를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