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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1조 돌파한 동해-1 가스전‥"사명감이 힘"

매출 1조 돌파한 동해-1 가스전‥"사명감이 힘"
95번째 산유국 꿈 이룬 동해-1 가스전 가보니

울산 앞바다 남동쪽 58km 지점에 홀로 떠있는 인공 구조물. 부산 김해공항에서 40분간 헬기를 타야 올 수 있는 동해-1가스전 해상플랫폼 위는 초속 20m의 바닷바람이 불어 몸을 가누기 힘들었다. 귓가를 때리는 강한 바람소리 탓에 옆사람과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높이 47m, 길이 93m의 해상플랫폼은 17.5m 높이의 파고와 초속 51m의 바람, 리히터 규모 6의 지진에도 끄떡 없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거친 바람과 흔들리도록 설계된 플랫폼 탓인지 한 걸음 내딛기 조차 불안불안했다.


안전문제를 책임지는 이경희 석유공사 보안관은 "바람 때문에 서 있기 힘드시죠. 처음에는 누구나 그렇습니다"라며 "한 8년정도 여기서 근무하니 익숙해졌습니다"라고 했다.

동해-1가스전은 우리나라가 1970년 국내 대륙붕 탐사에 나선 지 28년, 31번째 시추 끝에 발견한 국내 최초이면서 유일한 가스전이다. 2004년 상업생산을 시작하면서 우리나라는 세계 95번째 산유국에 이름을 올렸다.

플랫폼에는 주변 2.5km 밖에서 끌어다오는 가스와 원유를 정제할 수 있는 설비가 가득했다. 육중한 장비들은 기름 냄새와 비릿한 바다내음이 적당히 섞여 있었다. 안내를 맡은 신길용 석유공사 과장은 가스를 끌어오는 파이프라인에서 유독 입가에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용도를 설명했다. 내손으로 가스와 기름을 끌어올린다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여기서 1차 정제된 가스와 컨덴세이트(초경질원유)는 61Km의 파이프라인을 따라 울산의 육상 처리시설로 옮겨진다고 한다. 이렇게 연 약 40만톤의 천연가스와 초경질원유 38만배럴을 생산한다. 천연가스는 34만가구, 컨덴세이트는 승용차 2만대가 하루에 쓸 수 있는 양이다.

석유공사는 동해 가스전에서 생산된 천연가스와 원유를 팔아 지난달까지 누적 매출 1조2000억원을 올렸다. 천연가스 매출은 올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 1조400억원, 원유는 1600억원을 기록했다. 동해 가스전 공사에 투입된 2000억원은 2006년 이미 회수했다.

신 과장은 "2007년부터는 매출 대부분이 이익"이라며 "한번 개발된 곳 주변에서는 (원유나 가스가) 추가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전개발은 성공확률이 낮다. 통상 10% 수준이고 높아야 30%를 넘기기 힘들다. 하지만 동해 가스전처럼 유전개발에 성공하면 미운 오리에서 황금알을 낮는 거위로 단박에 변신하는 셈. 석유공사는 2018년까지 15년간 동안 이곳에서만 16억달러 규모의 가스와 원유를 생산해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해상 플랫폼 시설물을 보수하고 있는 석유공사 직원.

이런 효자 광구도 직원들의 헌신과 땀이 없으면 굴러가기 어렵다.
 
이곳 동해 1가스전에는 적게는 22명 많게는 24명의 석유공사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 24시간 풀가동된다. 2주마다 직원을 교체하지만, 망망대해에서 2주간 생활하는 것은 쉽지 않아보였다.

"역시 가족과 떨어져 생활한다는 게 힘들지만 산유국 꿈을 이어간다는 사명으로 버틴다"며 미소짓는 신 과장의 얼굴에서 `희망`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