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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미래산업,신성장

호남 KTX-해저터널 '총선 이후로'


 
 호남 KTX-해저터널 '총선 이후로'



 국토부 "KTX 노선 변경 놓고 전남도의 막판 협의"
해저터널 용역도 마무리 단계…KTX 연장선 고려

 호남고속철도(KTX) 2단계 광주∼목포노선(66.9㎞) 최종안과 전남∼제주 해저고속철도 사업 타당성 용역 결과가 4·11 국회의원 총선거 이후에 확정,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변수로 "자칫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 등이 작용한 것으로, 내부 절차와 추가 검증 등을 거쳐 늦어도 상반기 안으로는 최종 가닥이 추려질 전망이다.

◇ KTX, 정부안 변경 놓고 막판 조율 

27일 국토해양부와 전남도에 따르면 국토부는 당초 '고속 신선이 아닌 기존선 활용'을 골자로 지난달까지 관계기관 협의를 마친 뒤 이달 안으로 국토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관계 부처 차관급 23명으로 구성된 철도산업위원회에 관련 안을 상정, 의결과정을 거친 뒤 기본계획 변경안을 고시할 계획이었다.

국토부는 지난해 4월 KTX 오송∼광주구간(182㎞)은 2014년, 광주∼목포구간은 2017년까지 완공하되 광주∼목포 구간은 신설노선으로 하지 않고 기존선을 고속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세부사업을 잠정결정한 바 있으며 지난해말 협조공문을 통해 이를 공식화했다.

대신 종전계획을 일부 바꿔 종점을 임성에서 목포로 변경, 총길이를 7.4㎞(시속 230㎞ 기준 4분 소요), 공사비도 종전 9700억원에서 9853억원으로 153억원 늘리고 나주·함평·무안공항·목포에 4개 역사를 신설 또는 개량키로 했다.

그러나 고속신선의 경우 평균시속 243㎞, 최고 300㎞로 광주∼무안공항 11분, 광주∼목포는 16분에 주파할 수 있는 반면 기존선은 평균 188㎞, 최고 230㎞로 고속성이 떨어진데다 나주역을 거치도록 돼 있어 광주∼무안공항은 16분, 광주∼목포는 23분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되면서 전남도가 강력 반발해 정부 로드맵에 제동이 걸렸다.

전남도는 박준영 지사가 직접 "정부의 단견"이라고 공개비판하고 균형발전과 지역 정서 등을 내세워 '무안공항 경유 고속 신선'을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국내 몇 안되는 국제공항과 KTX를 연결하지 않고 기존선을 활용하는 것은 근시안적이라는 게 전남도의 일관된 판단이다.

최근엔 민주통합당 전남도당이 '무안공항 경유 고속신선'을 호남권 총선 공약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반발과 이견이 잇따르면서 국토부는 당초안을 수정해 새로운 협의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후 기관 협의를 거쳐 철도산업위에 상정할 계획에 있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가급적 전남도의 의견을 존중하는 선에서 새로운 안을 검토 중이며, 새 노선안이 나오면 관련 기관 협의와 위원회 의결 등을 거쳐 최종 안을 도출해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래픽/최희영 = 그동안 2차례 발표가 연기됐던 전남-제주 해저고속철도 사업 타당성 조사 용역결과가 경제성과 기술성에 대한 추가 검증 등을 이유로 또 다시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은 전남-제주간 해저터널 구상도

 이어 "무안공항 경유 노선안에 대해 일정 정도 공감했다"고 밝힌 뒤 "다만 최종결정은 내려지지 않았고, 정치적으로도 민감한 총선이 있는 만큼 노선안은 총선 이후에나 결정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국토부 실무라인과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며 "정부가 도의 입장을 전적으로 수용할지, 일부를 받아들여 절충안을 내놓을 지가 관심사"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변경안이 확정되면 고시 후 곧바로 실시설계와 착공에 들어가 늦어도 2017년 안에 완공할 방침이다.

◇ 해저터널, KTX 이후 최종 결론날 듯

전남∼제주 해저고속철도 타당성 용역은 당초 지난 1월 말 완료될 예정이었으나 기술적 검증과 경제적 타당성, 4월 총선 등이 맞물리면서 3, 4차례 연기되면서 총선 이후에 최종 발표될 전망이다. 난제인 경제성과 기술적 타당성이 모두 매듭지어지지 않을 경우 6∼7월께 발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특히 기술적 문제의 경우 현존 해저터널 중 세계에서 가장 긴 73㎞를 과연 무리없이 건설할 수 있겠느냐가 관건이고, 중간에 섬이 한 곳도 없는데다 보길도∼추자도 구간은 최대 수심이 120m에 달해 국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지가 논란거리다.

사업기간 11년, 사업비만 14조6000억원에 달하다보니 경제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재정 상황도 빼놓을 수 없는 변수다.

국토부는 "현재 기술적, 경제적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한 용역이 진행 중이며, 추진 여부는 용역결과를 토대로 검토할 계획"이라며 "현재 정부 계획으로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다.

용역기관 관계자는 "민감하고 덩치 큰 사업이라 청와대와도 조율이 필요하다"며 "신중히 접근하다보니 발표가 다소 늦춰지고 있는 측면은 있지만 백지화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해저터널이 KTX와 연계된 문제인 만큼 KTX 노선이 확정된 후 최종 조율을 거쳐 추진 여부와 건설 방식 등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제주 해저터널은 목포∼해남(66㎞)은 지상, 해남∼보길도(28㎞)는 해상, 보길도∼추자도∼제주도(73㎞)는 해저로 연결하는 고속철도로 총연장 167㎞에 사업기간은 11년, 사업비는 14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철도가 완공돼 시속 350㎞의 고속열차가 투입되면 서울∼제주까지 2시간26분이 걸리고, 2026년 기준으로 매년 1500만명이 이용, 연간 42조 원에 이르는 사회적비용 감축과 14만 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