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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nFo/IT/과학

아이패드용 ‘한글’ 써보니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가 4월24일 출시한 ‘한컴오피스 한글 iOS 에디션’은 아이패드용 ‘아래아한글’이다. 아래아한글이야 아이폰 앱도 있었지만, 이번엔 편집이 가능하다는 점이 새롭다. 지금껏 한컴은 모바일용 한컴오피스는 무료 뷰어 서비스만 제공했다.

간혹 e메일 첨부파일에 iOS가 보여주는 DOC나 PDF 파일 대신 HWP 문서가 있으면 난감했는데, 무료 뷰어 덕분에 급한 자료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눈에 거슬리는 오타나 편집 실수가 보이면 이동 중에라도 고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아이패드는 콘텐츠를 즐기기에 적합한 기기라는 말이 있지만, 급할 땐 즐기는 게 아니라 문서 편집도 하고 싶다. 한컴이 내놓은 한컴오피스 한글 iOS 에디션은 한글 이용자의 간지러운 부분을 긁어줄 것으로 예상한다.

한컴오피스 한글 iOS 에디션은 ‘한컴오피스 한글 2010 SE’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쉽게 말해 데스크톱용 한컴오피스 한글에서 쓰던 기능을 아이패드에서도 쓸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동안 못해도 13인치가 넘는 데스크톱 모니터로 문서작업했는데 10인치 아이패드로는 문서작업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글자모양 편집창.

한컴오피스나 마이크로소프트 MS오피스의 문서 저작도구를 열면 편집 단추가 화면 위를 꽉 채운다. 한 줄도 모자라, 두세 줄 오밀조밀하게 모여 온갖 기능을 구현해낸다. 화면이 좁은 아이패드로 넘어오며 한컴은 답답한 느낌을 덜기 위해 신경을 쓴 눈치다. 처음 앱을 실행했을 때는 어떤 편집 기능이 있는지 눈에 띄지 않는다. 모두 화면 오른쪽 위에 있는 단추 3개에 모여있기 때문이다. 단추만 봐도 알 수 있는 건 ‘되돌리기’와 ‘다시 실행’이다. 두 기능은 화면 왼쪽 위에 우리에게 익숙한 화살표 모양 단추로 들어가 있다.

표와 도형, 그림 삽입은 +표시가 있는 단추에, 글자나 문단, 표, 도형, 그림 서식 변경은 붓모양이 있는 단추에 모았다. 한컴오피스 한글 2010 SE의 ‘파일’에 있는 저장하기, 다른이름으로 저장하기, 편집용지, 인쇄는 도구상자에서 이용 가능하다.

▲표 편집 기능.

한컴오피스 한글 iOS 에디션에서 표 편집은 색 조절, 셀 병합, 셀 나누기, 한 칸 지우기, 한 줄 지우기, 셀 안에서 가로 정렬 등을 지원한다. 16개 표 탬플릿이 있어 문서에 맞게 표 색이나 형식을 고르는 것도 가능하다. 문서 작업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이미지 삽입이다.

▲삽입한 표나 이미지, 도형은 문서의 여백을 침범하지 않는 범위에서 편집하게 돼 있다.

아이패드에 저장한 사진이나 이미지를 가지고 간단한 문서작업을 하려면 사진을 PC로 옮기는 작업이 필요했지만, 이젠 그럴 필요까진 없게 됐다. ‘그림’으로 들어가면 사진첩에 있는 앨범에서 원하는 이미지를 고를 수 있다. 불러온 이미지는 크기 조절, 자르기, 회전, 테두리 넣기, 회전, 대칭, 겹치는 이미지 정렬 순서 정하기, 문단 배치 등을 이용해 문서에 맞게 편집할 수 있다.

▲아이패드 사진첩에 있는 이미지나, 아이패드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불러올 수 있다.

물론, 한컴오피스 한글 iOS 에디션에서 글자모양이나 문단모양 편집도 가능하다. 글꼴은 SD산돌고딕Neo를 비롯해 아이패드에 내장된 글꼴과 한컴이 서비스하는 함초롬바탕, 함초롬돋움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더 많은 글꼴을 쓰고 싶으면 이용자가 아이튠즈에서 파일 넣기를 이용해 폰트를 추가하면 된다. 이외에도 글자크기, 글자색, 음영색 조절이 가능하고, 진하게, 이탤릭체, 밑줄, 외곽선, 그림자, 위첨자, 아래첨자, 음각, 양각 효과도 적용할 수 있다.

▲작은 팝업창에 글자모양, 문단모양, 목록, 스타일을 설정하는 기능이 모두 들어 있다.

이 기능들이 어디있나 싶을텐데 화면 오른쪽 위에 있는 3개 단추를 터치하면 나오는 작은 팝업창에 모두 들어가 있다. 바로 보이지 않을 때는 팝업 창 안에서 페이지를 넘기면 된다.

본문 검색 기능은 한컴오피스 한글 iOS 에디션에서 만나는 반가운 기능 중 하나이다. 문서 전체에 낸 오타를 한 번에 잡아주는 이 기능은 찾아바꾸기, 대소문자구별, 띄어쓰기 무시하고 검색하기와 함께 구현됐다. 본문의 단어를 A→B로 바꾸다가 B→A로 찾아바꾸는 순서를 바꾸거나, 위에서 또는 아래로 차례대로 검색하는 기능도 갖췄다.

▲문서 본문 검색기능.

데스크톱용 한글의 문서 편집 기능을 아이패드로 들여온 것은 반갑지만, 글자 입력 속도가 느리고 문서 저장이 아이패드 앱 내에만 가능한 점은 아쉽다. e메일에 문서를 첨부해 발송하거나 FTP서버, webDAV서버를 이용하면 방금 제작한 파일을 웹브라우저에서 곧장 내려받는 것은 가능하다.

한컴오피스 한글 iOS 에디션은 아직 완벽하지 않다. 5월에 새롭게 판올림하며 아이폰과 호환되는 유니버셜 앱으로 한 단계 진화할 예정이다. 이 때 지금은 없는 문서정보 보기, 각주 입력, 드롭박스·박스넷·씽크프리온라인 등으로 문서 저장하기 기능이 구현되길 기대해본다.

▲여백 조절은 ‘편집 용지’에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