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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미래산업,신성장

M2M(Machine to Machine·사물 지능 통신) 뜬다

M2M(Machine to Machine·사물 지능 통신) 뜬다

건물·가정·차량에 달린 장비, 서로 정보 주고받으며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 줄여
농업·사회기반시설에도 적용… 선진국들 잇따라 도입 경쟁, 2020년 125억대로 확대될 듯


미국의 코어텔레매틱스는 2011년부터 뉴햄프셔주의 스쿨버스 178대에 교통 상황과 차량 위치를 알려주는 단말기를 공급하고 있다. 버스에 설치된 단말기가 수집한 교통 상황은 그때그때 다른 버스로 전달된다. 버스들은 혼잡한 도로 상황과 최단 거리 정보를 서로 주고받으며 가장 빠른 길을 찾아 학생들을 통학시킨다. 스쿨버스 회사들은 이를 통해 연간 기름 값 40만달러를 절약했다.

세계적인 부동산 컨설팅 회사 존스 랑 라살과 건물 자동화 전문 회사 퍼시픽 컨트롤스는 지난해 건물 온도와 습도, 조명을 조절하는 스마트 건물 관리 시스템을 선보였다. 건물 내부 밝기와 온습도, 전기 사용량을 파악하는 각종 센서와 환풍 장치, 냉난방 장치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불필요한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기술이다. 이 회사는 세계 250개 기업 건물에 이 시스템을 적용해 에너지 사용을 24% 줄였다.

차량이나 건물을 연결하는 IT인 M2M(Machine to Machine·사물 지능 통신)이 에너지 절감과 온실가스 감축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영국의 친환경 재단 '카본워룸' 설립자인 리처드 브랜슨 영국 버진그룹 회장은 "M2M 기술은 자원 부족과 기후 온난화 상황을 극복할 주요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M2M은 말 그대로 기계와 기계 간에 이뤄지는 통신이다. 개인용 컴퓨터(PC)와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기기 간에 이뤄진 것과 비교하면 한 단계 더 나아간 개념이다. 최근에는 달리는 차량과 차량 간에 주행 정보를 주고받거나 환경오염 감시, 지역 날씨 정보를 수집하는 데도 활용된다.

'사물 통신'으로 온실가스 91억t 감축

건물과 가정, 차량에 달린 M2M 장치가 정보를 서로 주고받게 되면서 무엇보다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줄였다. 카본워룸은 "M2M 장치 상당수가 에너지와 수송, 농업, 건설 부문에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 추세대로 확대됐을 때 202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를 91억t 감축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한국이 배출한 온실가스(약 6억t)의 15배에 달한다.

미국 통신회사 AT&T는 에너지나 수돗물 사용량을 정확히 측정하는 '스마트 미터(smart meter)'로 온실가스 20억t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마트 미터는 전기나 수돗물 공급자와 소비자, 시장을 실시간 연결해 사용량을 정확히 파악하는 M2M 장치다. AT&T는 또 항공기와 선박 등 운송과 건물 관리에 M2M을 적용할 경우 각각 19억t과 16억t으로 온실가스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M2M은 최근 농업 분야에도 진출했다. 미국의 농업 장비 전문회사 존디어는 연료를 일반 장비보다 적게 쓰는 트랙터와 콤바인을 내놨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해 밭의 작황을 2㎝ 간격 단위로 관리할 정도로 정교한 농업이 가능하다. 작황에 따라 농약 소량과 퇴비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미국의 농업기계 전문회사 존디어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모바일 기기를 결합한
 농업용 트랙터와 파종기를 만들었다. /존디어 제공

2020년까지 125억대로 확대될 듯

M2M이 지금보다 확대되려면 서로 다른 장치 간의 언어소통 장벽을 해결해야 한다. M2M 장치 공통의 언어인 국제 표준은 아직 마련되지 않고 있다. 센서로 몰래 남의 사생활을 감시하거나 기계 해킹 우려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M2M의 확산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가트너를 비롯해 주요 시장조사 회사들은 2020년까지 모바일 기기와 차량, 건물에 M2M 장치가 최소한 125억대 설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는 4억2000대 수준이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주요국도 M2M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에도 M2M 기술이 원격 검침과 탤레매틱스(차량 원격 관리) 분야를 중심으로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SK텔레콤과 KT는 2011년 참외 산지인 경북 성주 등 일부 지역의 농가에서 온도와 습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비닐하우스용 M2M 서비스를 선보였다.

LG유플러스는 전자태그(RFID)를 이용한 음식 쓰레기 관리 시스템과 카셰어링 등 친환경 인프라 구축에 M2M을 활용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김형준 스마트인프라표준연구실장은 "에너지와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공공 인프라로 M2M 기술을 꼽는다"고 말했다.

☞M2M(Machine to Machine ·사물 지능 통신)

M2M은 기계와 기계 간의 통신을 뜻한다. 각종 센서와 미터기를 유·무선통신망에 연결해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한 뒤 이를 필요한 분야에 활용하는 것이다. 자동차·원격 검침·스마트 의료 등 활용 분야가 다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