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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증권/국내증시

이건희 특명 "5조원 쏟아부어'이 회사'꼭사라!


삼성 엠스팟 인수 막바지…다음 타깃은 5조원 `인터디지털`
현금창출능력 年28조원 실탄 충분…이건희 회장 특명에 급물살

◆ 글로벌 IT업계 M&A 전쟁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8일 서울 서초동 본사에서 전자 사장단을 다시 소집했다. 이미 이번주 금융사장단 회의에 이어 삼성전자 세트와 부품부문 보고를 받았고 이날 회의는 삼성의 미래 먹을거리 점검에 매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보름 새 이 회장 부름을 두 번이나 받은 사장이 있다. 삼성의 미래기술을 책임지는 김기남 삼성종합기술원 사장이 주인공이다.

구글이 모토롤라를 인수한 이후 삼성전자에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이 회장은 "IT 파워가 삼성 같은 하드웨어 업체에서 소프트웨어 업체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소프트웨어 업체 인수ㆍ합병(M&A)까지 지시하는 등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구글의 모토롤라 인수에 크게 자극받은 게 분명하다.

이 회장 지시에 따라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업체 인수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소프트웨어 기업인 구글이 하드웨어 업체인 모토롤라를 인수한 것과 반대로 하드웨어 업체인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 기업 인수를 추진하는 것이다. 하드웨어 업체가 소프트웨어 기업을 인수한 사례는 지난해 인텔이 보안업체 맥아피를 76억8000만달러(약 8조4000억원)에 M&A한 바 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부인하고 있지만 모바일 관련 특허 8800여 건을 보유한 인터디지털(인수 예상가 5조원) 인수전에 이미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 회장이 특단의 지시를 내림에 따라 노키아와 리서치인모션(RIM) 등 경쟁업체를 인수하거나 모바일 운영체제(OS) 기술을 보유한 기업 등을 이용해 M&A에 적극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글은 모토롤라를 인수하는 데 125억달러(13조7500억원)를 쏟아부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즉각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 19조7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인텔 구글 등 경쟁기업에 비해 현금이 많지는 않지만 삼성전자의 연간 현금창출능력(EBITDA)은 28조원이나 된다. M&A를 할 자금 여력은 충분하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그동안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소규모 M&A만 해왔다"며 "이번 이 회장 지시는 `글로벌 IT공룡` 기업을 M&A하라는 뜻이기 때문에 삼성전자도 생존 경쟁을 위해 덩치 키우기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 회장이 올해 초 신년 하례식에서 "삼성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일이라면 누구와도 손잡을 수 있어야 한다"며 적극적인 사업 제휴와 M&A를 시사한 이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4월 이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이후 미래 성장사업을 적극 추진하면서 과감한 M&A를 통한 미래 먹을거리 찾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삼성의 M&A 전략은 과거와 크게 다르다. 1994년 미국 PC 제조회사인 AST를 인수한 뒤 주요 인력 유출과 적자 확대로 5년 만에 회사 문을 닫아야 했던 실패 트라우마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또 주요 부품ㆍ장비업체 지분을 일부 보유하는 소극적인 `피 섞기` 전략에서 벗어나 미래가치를 보고 경영권을 인수하는 화끈한 M&A를 하고 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게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삼성미디어솔루션센터의 미국 벤처기업인 엠스팟 인수 계획이다.

지난 4월 삼성전자는 스마트기기 콘텐츠 확보를 위해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엠스팟 인수를 추진하기로 했다. 아직 인수 여부를 최종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인수 작업이 막바지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는 미래 핵심기술을 보유한 해외 기업 M&A를 연이어 성공시켰다. 전원을 꺼도 데이터가 날아가지 않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선두업체인 미국 그란디스와 전자책 등에 쓰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지닌 네덜란드 리쿠아비스타를 인수했다.

강정원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이 해외 기업 M&A를 통한 성장 필요성을 인식하면서 서서히 변화가 생기고 있다"며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경쟁사가 덩치를 계속 키우는 상황에서 삼성도 시간 절약과 효율성을 위해 대규모 M&A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출처:MK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