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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증권/국내증시

6000억 '선물 폭탄'...불지른 우정본부


6000억 '선물 폭탄'...불지른 우정본부



'검은 금요일'(블랙프라이데이)이 또다시 반복됐다. 19일 코스피지수는 올들어 최고 낙폭을 기록했다. 주말 사이 어떤 악재가 터질지 확신할 수 없다는 두려움이 금요일의 약세장을 재생산하고 있다. 특히 한국증시는 아시아 주요국 중에서도 최고 하락률을 보였다.

◇하락률 역대 3위, 시총 1년 만에 1000조원 아래로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15.70포인트(6.22%) 하락한 1744.88에 마감했다. 올들어 최고 낙폭이고 증시 역사상 3번째 규모다. 하루 하락률은 연중 최고다.

 이날 오후 1시3분 매도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정지)가 올들어 3번째로 발동됐다.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코스피 시가총액은 1000조원 미만으로 내려가며 985조5080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달 첫째주 금요일이었던 지난 5일 코스피지수는 미국의 '더블딥'(경기회복 후 재침체) 우려로 74.72포인트(3.7%) 급락했다. 폭락이 다소 진정되는 듯하던 10~11일을 지나 12일 금요일에도 24.13포인트(1.33%) 떨어지며 약세로 전환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33.15포인트(6.53%) 급락한 474.65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지난 9일에 이어 올해 2번째 매도사이드카도 발동됐다.

 19일 국내외 증시가 폭락하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3.35원(1.25%) 급등한 1087.35원에 장을 마쳤다. 환율이 1080원대로 오른 것은 지난 11일 이후 5거래일 만이다.

 반면 채권시장은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인해 강세로 마감했다.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7bp(0.07%포인트) 하락(채권값 상승)한 3.49%로 거래를 마감했다. 5년만기 국고채도 7bp 내린 3.65%를 기록했다.

◇우정사업본부 선물매도, 폭락촉매?

 시장에서는 이날 우정사업본부가 대규모 선물매도에 나서면서 투신권의 손절매(로스컷) 물량이 출회됐고, 결국 개인들의 투매로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우정사업본부는 6000억원 규모의 선물을 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우정사업본부에서 직접 선물을 매도하지는 않았다"며 "자금위탁을 맡긴 인덱스펀드에서 매도물량이 나온 것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부터 우정사업본부가 속한 기타법인을 증심으로 대규모 선물매도가 출회되자 투신권에서 로스컷 물량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오후 들어 개인들까지 투매에 나서면서 100포인트 넘는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선물매도는 수익률 관리를 위한 위탁자산운용사의 고육책인 것같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아시아증시도 일제히 하락

 이날 아시아 주요 증시도 글로벌 경기 후퇴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면서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도쿄 닛케이225지수는 전일 대비 224.52포인트(2.51%) 하락한 8719.24에 장을 마쳤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25.11포인트(0.98%) 하락한 2534.36에 장을 마쳤다. 주간단위로 5주 연속 하락 마감이다. 홍콩 항셍지수는 3.08%, 대만 자취엔지수는 3.57% 등 3% 넘는 급락세를 보였다.

 금값은 신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오후 5시 현재 금선물 12월물은 뉴욕 상품거래소 전자거래에서 전일 대비 온스당 46달러(2.53%) 올라 사상 최고인 1864.90달러를 기록하며 1850달러도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