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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탐구] 한국에서 다시 만난 전기차 쉐보레 볼트

한국에서 다시 만난 전기차 쉐보레 볼트

한국에서 만난 전기차 쉐보레 볼트.. 지난해 늦가을 중국 상해에서 시승해본 적이 있죠. 당시에는 지엠대우가 쉐보레로 브랜드를 변경하지 않은 때여서 ‘시보레”라고 부르곤 했죠. 양산 차량이 아니라 테스트카였는데 이번 차량은 양산차입니다. 그 사이에 쉐보레 볼트는 닛산 리프와 함께 양산돼 미국 5개 주에서 판매되기 시작했고, 새로운 자동차 시대를 확실히 열어젖히고 있죠. 정부의 지원책만 미국과 비슷하게 되면 한국에서도 판매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한국지엠은 정부의 동향을 지켜보는 중입니다.


국내엔 아직 볼트와 직접 비교를 할 수 있는 차량이 없죠. 잠깐 들어왔던 미쓰비시 아이미브 외에는 그나마 비슷한 개념으로는 전기(EV) 모드로 구동 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차 정도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전기가 개입한다는 정도만 같지 개념이 달라 직접 비교는 힘듭니다.

전기차를 타는데 비가 내립니다….혹 위험한 거 아닐까, 잠깐 머리 속 이곳 저곳을 마구 휘저어 가네요. 그래도 지난 달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에서 안전도 높은 차량으로 인정을 받은 차량인데….

한국 임시 번호판을 장착한 쉐보레 볼트! 미국에서 직접 공수해온 차량이라고 합니다. 양산형 모델이라는 거죠.

내연기관의 작동이 일체 없이 순수 전기 모터의 힘으로만 움직이는 차이죠. 이건 전기차거든요. 선풍기 모터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볼트가 출발합니다. 바퀴 굴러가는 소리와 모터 소리 이외엔 들리지 않고.. 정말 조용합니다. 비까지 내리고 있으니 그 소리도 묻혀 버리더군요.

조용해서 보행자가 알아채기 힘들 것 같습니다. 이 차에는 크랙션과 흡사한 경고 장치도 탑재하고 있다죠. 차량의 존재를 인식 시킬 수 있도록 말이죠.

시내구간과 외곽구간을 돌아 두시간 이상 몰아봤습니다. 모터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인 80km를 몇 배 넘겼는데 지난해 시승했던 테스트 차량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입니다.

쉐보레 차량에 익숙한 분들이라면 어색하지 않을 실내.. 크루즈와 흡사하지만, 그보다 고급스럽고 더 미래지향적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마감도 더 뛰어나고요. 가격대 자체가 다른 차량이니만큼 신경을 더 쓴 모습입니다.

하얀색 센터페시아 부분 좌측 파란 버튼이 시동 버튼입니다. 시동을 걸면 엔진 체크 등 주행에 필요한 준비가 진행되고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느끼는 아이들링 진동이나 소음이 없습니다. 시트 포지셔닝은 수동입니다. 세미 버킷의 포근히 감싸주는 느낌은 아니지만 느낌이 괜찮습니다.

실내 공간은 상당히 넓습니다.  탑승객의 팔 다리 동선을 충분히 고려한 것 같아 덩치 큰 분들이 운전을 할 때에도 팔꿈치가 도어에 부딛히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악셀링은 전기차 답습니다. 반응도 제법 좋은 편이고 스포티한  빠릿빠릿함까지는 아니지만 느낌이 무겁습니다. 가속될 때의 느낌은 잘 나가는 1.6L급 자동차 수준은 되는 것 같습니다. 제로백은 9초대 정도로 기억하는데 소음과 진동이 없기 때문에 가속감은 그리 강력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다른 차량들을 뒤로 보내고 있는 걸 보니 실용 수준을 넘어 ‘좋은 편’이라고 말 할 수 있겠군요.

주행을 하면서 느끼는 건 일단 조용하다는 겁니다. 묵직한 안정감으로 편안하다라고 할 정도랄까요? T자 모양의 배터리가 차 바닥에 낮게 깔려 있어 무게 중심이 낮은 덕을 보는 것 같습니다. 롤 센터도 함께 낮아져 차선 변경이나 노면 기복에도 차체 요동이 제한적입니다. 한 쪽 바퀴가 웅덩이를 밟아도 차체는 묵직하게 충격을 분산시키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일본차나 한국차 특유의 구름 위를 떠가는 ‘물침대 승차감’도 아닙니다. 미국차나 독일차에 가까운 탄탄한 느낌입니다. 그러면서도 묘한 게 부드럽다는 겁니다. 개인적으론 이런 느낌 환영합니다. 전기 시스템으로 무게가 올라간 차량에서 느껴지는 ‘튐’ 현상이 없어서 인상적입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경우는 요철 구간에서 평소의 편안함을 순식간에 배신하곤 하죠.

빗길 자유로를 달리며 크루즈 컨트롤을 80km/h로 고정해 보았습니다. 엔진과 변속기 소리가 들리지 않고 휠 하우스 소리도 차단돼 실내에 유입되는 소리가 크지 않습니다. 앞 유리창에 부딛히는 빗방울 소리 정도입니다. 100km/h를 훌쩍 넘겨도 별다른 소음 증가는 없었습니다. 타이어도 접지력 낮은 트래드웨어 600에 육박하는 에코 타이어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인상적인 것은 핸들링인데, 지난해에도 언급한 바 있지만 모터로 서포트 되는 핸들의 느낌은 정말 좋습니다. 부드럽고 유격도 적습니다. 유압식 스티어링 시스템과 견줄 정도입니다. 차량 거동도 훌륭합니다. 땅바닥에 낮게 깔린 무게 중심을 이용해 요리조리 차체를 움직이는 느낌이 제법 신선합니다. 전기차라고 깔보다가는 이 차 핸들링에 놀랄 겁니다.

제동력은 초반 답력이 빠르지 않습니다. 내연기관처럼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할 수도 없고 순수 풋 브레이크에 의지해 제동을 하는 타입이기 때문에 초반 작동이 쉽지 않습니다. 조금 몰아보니 익숙해지기는 합니다.  적응이 되어 평소보다 조금 더 강하게 밟으면 제동력은 부족하지 않습니다. 감성적인 측면에서의 어색함이랄까요, 요컨대 기어를 중립에 넣고 제동을 하는 느낌과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엑셀에서 발을 떼는 순간 감속이 시작되는데 그런 게 없는 것이거든요.

볼트의 전기 충전 어댑터입니다. 미국의 경우 110볼트이지만 한국은 220볼트로 변경이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보다시피 일반 주유구와 모습이 다릅니다. 물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고무 패킹이 씌워져 있죠.

오디오는 보스 사운드 시스템입니다. 음질이 맑죠.

얼핏보면 볼트의 측면 유리가 꽤 커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벨트라인이 제법 높은데 개방감 및 디자인적 요소를 위해 유리 아래 고광택 패널을 대 놓은 겁니다. 4개의 패널로 구성된 측면 유리의 개방감은 보통이고 시야 확보는 면적에 비해서는 괜찮은 편입니다.

금빛의 쉐보레 엠블럼이 꽉 막힌 그릴과 함께 전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측면을 다시한번 살펴보실까요? 공력 특성을 위해 곡선과 직선이 적절히 조화된 것이 보이는데 휠의 형상부터 전면부 범퍼 아래 낮게 깔린 에어로 파츠까지 짜임새가 있습니다.

범퍼 하단 디퓨저에는 후진등이 위치하고 위로 올라가면서 반사판(리플렉터)과 후방감지기가 보입니다. 볼트와 쉐보레 엠블럼 위에 트렁크 유리 부분이 테일램프 사이에 있습니다.  5도어 방식으로 트렁크와 뒷 유리가 통으로 열립니다.

쉐보레 볼트는 참 재미 있는 차 입니다. 전기차임에도 엔진이 달려 있고.. 전기차 치고는 순수 전기차로써의 주행거리는 그다지 길지 않은 약 60~80km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전력이 소모되면 1.4L DOHC 엔진을 구동해 전기를 얻고 이 전기로 또 다시 모터를 돌리고…

가장 현실적 방식입니다. 단거리만 주행한다면 지정된 장소에서 충전을 하면되고, 장거리 주행을 한다면 회생에너지 + 내연기관 발전기를 이용한 충전을 통해 주행할 수 있고, 배터리 충전 시설이 없다고해도 연료만 넣으면 됩니다.

미국 출시가를 한화로 환산하면 약 4000만원 후반대여서 가격이 바로 이 차의 치명적인 단점입니다. 이전에 시승할 때보다 많은 것이 양산단계에서 개선되어 개인적으로는 국내에서 돌아다니기에 문제가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실내 공간도 넓고 트렁크 공간도 그러하고요. 승차감도 좋고… 동력 구동 방식도 현실적이고..

한국지엠도 크루즈를 베이스로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머지 않은 시점에 가장 진보된, 완성도 높은.. 현실적인 이 전기차가 국내에도 정식 발매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봅니다. 전기차니까 다른 나라처럼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해 가격이 많이 내려가겠죠? *

출처: http://carfeteria.hani.co.kr/archives/2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