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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배열 믿지마라…오를 확률 50% 안돼

정배열 믿지마라…오를 확률 50% 안돼


문병로 교수의 거꾸로 증시 이론 -  정배열·역배열

단, 지수·종목 정배열 겹칠땐 '매력'



포커 게임에서 카드 7장을 받아 허접한 패인 원페어 이하가 될 확률은 61%나 된다. 임의의 주식을 사서 1개월 후 손실을 보거나 3%에 못 미치는 수익을 낼 확률은 63%다.

포커를 치면 좋은 패보다는 나쁜 패가 훨씬 더 자주 들어오게 돼 있고,주식을 사면 시원하게 오르지 않는 느낌이 드는 경우가 훨씬 잦다. 주식 투자도 마찬가지다. 성공적인 투자의 과정에는 확률적으로 많은 실패가 포함되게 마련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느긋한 투자를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성공과 실패의 비율이다.

정배열은 여러 개의 이동평균선이 기간이 짧은 순서로 위에서부터 차례로 배치되는 것을 말한다. 맨 위에 5일 이평선이 있고 그 아래로 10,20,60,120일 이평선이 놓이는 식이다. 흔히 말하는 상승 신호다.

정배열은 단기 이평선이 장기 이평선을 뚫고 올라오는 골든크로스가 누적된 결과로 만들어진다. 5 · 10 · 20 · 60 · 120일 이평선이 만드는 정배열은 4개의 골든크로스가 누적된 것이다. 첫 회 칼럼에서 필자는 20 · 60일 이평선이 만드는 골든크로스는 별 의미가 없다고 했다. 정배열이 되면 약간의 확률적 우위가 생기지만 상승 신호라고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지난 11년간 5 · 10 · 20 · 60 · 120일 이평선이 만든 정배열은 2만2000여건 발생했다. 신호의 명확함을 위해 직전 열흘간 정배열이 발생하지 않았던 경우로 한정했다. 종목당 평균 9개월에 한 번 발생한 셈이다.

정배열이 발생한 지 3주 후 주가가 상승해 있을 확률은 49.5%로 평균치 대비 2.7%포인트 높다. 6개월 뒤 상승 확률은 49.1%로 역시 평균치보다 2.7%포인트 높다. 2주일이 지날 때부터 평균치 대비 2.7%포인트 높은 상승확률을 나타내 적어도 6개월 후까지 우위가 유지된다. 하지만 이 정도 우위는 호들갑스럽게 의미를 부여할 만한 것은 아니다.

역배열은 정배열의 반대 개념이다. 지난 11년간 5 · 10 · 20 · 60 · 120일 이평선이 만든 역배열은 2만500여건 발생했다. 발생 3주 후 하락 확률은 53.4%로 평균치보다 1.6%포인트 높다. 6개월 후 하락 확률은 56.5%로 평균치 대비 3.2%포인트 높다. 하락 압력이 약간 더 높긴 하지만 역시 인상적인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정배열도 상당한 의미를 가지는 때가 있다. 코스피지수의 이평선이 정배열된 상태에서 개별 종목이 정배열을 나타내는 때다. 코스피지수가 정배열을 이룬 지 20일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개별 종목의 정배열이 발생한 경우는 총 6000여건이다. 정배열 4건 중 한 건(27%) 정도는 이에 해당한다. 이때 3주 후 해당 종목의 상승확률은 56.1%로 평균치 대비 9.3%포인트 높다. 6개월 뒤 상승확률 역시 53.7%로 평균보다 7.3%포인트 높았다.

반면 코스피지수 역배열 상태에서 발생한 개별 종목의 역배열은 별 의미가 없다. 코스피지수 역배열 뒤 20일 내에 발생한 개별 종목의 역배열은 2700여건.이때 3주 후 하락 확률은 48.9%로 평균치보다 오히려 2.9%포인트 낮았다. 6개월 뒤 하락확률은 52.8%로 역시 평균치 대비 0.5%포인트 낮다.

정리하면 정배열이나 역배열은 무조건 사거나 팔기를 권할 만한 신호는 아니다. 다만 코스피지수의 정배열과 겹쳐서 나타나는 개별 종목의 정배열은 매력이 있다.

출처: 한국경제-문병로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