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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잡으려다 기업 다 문닫을 판" 중국경제 U턴


"물가 잡으려다 기업 다 문닫을 판" 중국경제 U턴
◆中경기부양으로 돌아서나 ◆


물가 급등을 막기 위해 지난 1년 이상 긴축정책을 펼쳐온 중국이 통화 공급을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 방향을 크게 틀고 있다. 아직 소비자물가와 집값 등 불안요인이 남아 있지만 제조업 지수가 악화되고 수출계약이 줄어드는 등 경기 위축에 대한 염려가 커지자 중국 당국이 긴축정책을 수정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산둥성 등 지역경제를 시찰한 후 거시정책 조정을 시사한 뒤 대형 은행에서 대출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공상ㆍ농업ㆍ중국ㆍ건설은행 등 중국 4대 국유은행이 지난 10월 신규 대출한 규모는 1400억여 위안에 달했다. 이 중 지난달 21일부터 27일까지 5영업일 동안 신규 대출 규모는 600억위안이나 늘어났다. 원자바오 총리가 긴축 완화를 시사한 이후 대출이 크게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도 자금 회수를 잠정 중단해 긴축정책이 완화된 것이라는 해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1일 인민은행은 공개시장에서 1년 만기 중앙어음(통화안정증권) 100억위안어치를 발행했다. 이는 지난주보다 어음 발행 규모가 50% 줄어든 것으로 어음 만기 도래 규모보다 적은 발행액이었다. 즉 인민은행이 통화 환수를 중단한 셈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인민은행이 1개월 만에 자금 회수를 잠정 중단하면서 통화정책이 전환점을 맞고 있다"며 "올해 안에 미세조정이 이뤄지고 내년엔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 등 실질적인 확장정책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중국이 긴축 완화로 전환하고 있는 것은 긴축정책과 유럽발 재정위기 등으로 집값이 하락세로 접어들고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안정될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지수는 9월에도 6%를 넘었지만 이미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고 11월에는 5% 밑으로 떨어질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팡스하이 훙위안증권 수석 경제학자는 "원자바오 총리가 최근 신규 대출 총량을 조금씩 늘려가야 한다고 지적한 것은 통화정책에 변화를 가져올 중요한 신호"라고 말했다. 원 총리 발언 후 인민은행 3년 만기 통화안정채권 금리가 15개월 만에 처음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의미 있는 신호로 해석된다.


중소 수출기업 연쇄도산 사태가 빚어지는 등 경제 성장 둔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는 사실은 중국 금융당국이 대출 고삐를 완화하고 돈 풀기에 나서도록 재촉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올해 4분기 중국 경제 성장률은 8%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1일 중국 물류구매연합회가 발표한 10월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4로 전달에 비해 0.8포인트 떨어졌다.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로 업계 예상치 52보다 훨씬 낮아져 경기 위축에 대한 염려를 높였다. 특히 신규 수출주문지수는 48.6으로 2.3포인트, 수입지수는 47로 3.1포인트 급락해 수출입 전망은 크게 악화된 상태다. 

지난달 개막한 캔톤페어(광저우 무역박람회)에선 외국 바이어 주문량이 줄면서 중국 수출경기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기계전자제품 계약액은 207억8000만달러로 직전 박람회보다 4.5% 늘었지만 장난감ㆍ선물용품 등 경공업 제품 주문량이 줄었다. 경공업 제품에 대한 유럽 쪽 계약은 6.1%, 미국 쪽 계약은 7.4% 각각 감소했다. 

시장 상황이 불투명해진 여파로 참가 업체 수도 줄었고 장기 주문보다 단기 주문이 많았다. 저장성 일대 기업 참가자 수도 20~30% 줄었다. 거래 주문 가운데 3개월 이내 단기 주문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6개월 이상 장기 주문은 10%가량에 불과했다. 

하지만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경착륙 가능성은 낮다는 진단이다. 물류구매연합회는 제조업 PMI가 하락했지만 여전히 기준선인 50을 웃도는 만큼 4분기 경제 성장 속도가 떨어져도 올해 9.2%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장리췬 물류구매연합회 분석가는 "3분기 투자ㆍ수출이 둔해지고 자금난이 부각되며 전반적인 경제 흐름이 하향 추세"라면서도 "구매가격지수가 크게 낮아져 기업 원가 부담이 줄어드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