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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치솟는 전셋값 "아예 사버리자"

치솟는 전셋값 "아예 사버리자"
 




#. 서울 서초동 이모씨(47)는 전세로 살던 주상복합아파트 서초이오빌 79㎡(공급면적)를 지난달 2억3000만원에 매입했다. 전셋값이 연초에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1억7000만∼1억8000만원까지 올라 전세가율(집값에서 차지하는 전셋값 비중)이 80%에 육박하자 아예 사버린 것.

1년 전 이씨가 전세로 얻을 때보다 전셋값은 6000만∼7000만원 올랐고 같은 기간 집값은 1000만∼2000만원 상승하는 데 그쳐 집값과 전셋값의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소형이면서 저렴한 관리비(3.3㎡당 4000∼5000원) 및 역세권 단지라는 점도 이씨가 매매로 돌아서는 데 일조했다. 

 서울의 역세권 소형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에서 매매로 돌아서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1년 새 전세가율 60∼80%를 넘는 가구수가 크게 늘면서 집값과 전셋값 차이가 크게 줄어든 데다 보증부월세(반전세)로 돌리는 가구도 적지 않아 자발적세입자 등 잠재수요를 자극하고 있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서울시 등의 부동산정책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전셋집을 찾는 실수요자들의 매매 전환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전세가율 60% 이상 급증

8일 주택업계와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세가율이 60%를 넘는 서울의 아파트 가구수가 1년 전에 비해 4배 이상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 3일 현재 전세가율 60% 이상 서울 아파트 가구수는 26만9494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6만514가구보다 20만가구 이상 늘어났다.

2년 전 1만7325가구와 비교하면 12배가 넘는 규모다. 전세보증금이 집값의 70%를 웃도는 가구수도 1년 전 5461가구에서 올해 2만661가구로 4배 가까이로 증가하는 등 집값과 전셋값 격차가 줄어드는 곳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씨가 매입한 서초이오빌 79㎡ 역시 전세가율이 지난해 초 50%대에서 1년 동안 전세보증금이 가파르게 올라 80% 선에 달하고 있다.

서초구 서초동 삼성래미안유니빌(81㎡), 강남구 역삼동 대우디오빌(52㎡)·한스빌(43㎡)·진넥스빌2(53㎡)·우림루미아트(40㎡), 강서구 등촌동 SK그레이스힐(69㎡), 구로구 구로동 성삼하이츠(47㎡), 개봉동 고운아파트(79㎡) 등은 올 들어 전세가율이 80%를 넘어섰다. 이들 단지의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지난해 말부터 살고 있던 전셋집을 매입하는 세입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불확실성 해소땐 중대형 확산

전문가들은 서울시 부동산정책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중대형에서도 전세수요의 매매 전환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영등포구, 강서구 등 소형주택이 밀집한 역세권 지역에서도 매매로 돌아서는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소형주택일수록 전셋값 상승압박이 높기 때문에 시장을 관망하던 전세수요자들이 하나둘씩 매매로 돌아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정책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중대형으로도 매매 전환이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