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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담보 부동산 경매서 반토막…채권자 떼인 돈 4년간 5조


 담보 부동산 경매서 반토막…채권자 떼인 돈 4년간 5조
  불황여파 헐값 낙찰 속출
  미회수 채권 매년 눈덩이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꿔준 채권자들이 경매를 통해서도 회수하지 못해 떼인 돈이 지난 4년간 전국적으로 무려 5조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담보로 설정한 집과 땅이 제 값을 못 받게 된 때문이다.

20일 부동산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지난해 말까지 전국 예금취급기관 등 경매청구인이 채권을 회수하기 위해 경매를 청구했지만 낙찰가가 청구가에 못 미쳐 회수하지 못한 돈이 5조21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채권 회수의 마지막 수단인 경매를 통해서도 거둬들이지 못하면 채권은 결국 회수불능 상태가 된다.

전국 경매시장의 미회수 금액은 2008년만 해도 9929억원으로 1조원이 안됐다. 하지만 금융위기의 영향이 본격화한 2009년 1조3531억원, 2010년 1조3830억원, 지난해 1조2920억원으로 3년 연속 1조원을 돌파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2조486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이 1조2360억원, 서울은 9360억원이었다. 경매낙찰가가 청구가에 못 미친 ‘경매 미회수’ 건수 역시 경기도가 2008년 2240건, 2009년 4138건, 2010년 4170건, 지난해 4360건으로 매년 상승세다. 서울은 2008년 818건에서 2009년 1298건으로 껑충 뛰었다. 이후 2010년 1269건으로 소폭 하락한 뒤 지난해 다시 1389건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경매시장이 향후 부동산 경기를 가늠하는 선행지표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부동산 시장 침체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은행과 같은 채권자들이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향후 금융기관들의 주택담보대출 상환 압박은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남승표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부동산 시장이 극심한 침체기를 겪으면서 경매 미회수 건수나 금액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며 “최근 수도권 낙찰가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아 앞으로 미회수 금액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