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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nFo/정치

안철수 "사회적 책무 주어지면 정치 참여"


 
안철수 "사회적 책무 주어지면 정치 참여"
 

◇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27일 저녁 7시 서울대학교 문화관에서 ´소통과 공감´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금은 대선 이야기 하기엔 너무 빨라요. 대선 출마하겠다고 하신 분 아직 한 분도 없잖아요.(웃음)”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50)이 지난해 9월 청춘콘서트 이후 6개월 만에 공개강연을 재개했다. 안 원장은 27일 오후 서울대 축제를하는사람들 주최로 서울대 문화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2회 소통과 공감’ 행사에 강연자로 나서 행사명인 ‘소통과 공감’을 주제로 60분간 강연을 했다.


이날 안 원장은 한국 정치의 해묵은 보수·진보의 대립을 비판하면서 만약 자신이 정치에 참여한다면 특정한 진영논리엔 기대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안 원장은 “정치는 사회문제를 풀기 위한 것이고 사회문제를 풀라고 국민들이 (정치인들에게) 소중하고 커다란 권한을 준 것인데 그걸 마치 자기들 걸로 여기고 싸운다”며 “보수와 진보는 서로 적으로 싸울 것이 아니라 소통하고 화합해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미래가치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정치권으로부터 정치참여 제안을 받은 이야기도 나왔다. 안 원장은 “얼마 전 어떤 분을 만났어요, 그쪽 분인지 전혀 몰랐는데 말씀을 하면서 보니까 이렇게, 이렇게 하면 무슨 우리가 정권을 잡을 수 있다고 저한테 이야기했다”고 운을 뗐다.


안 원장은 “그때 약간 암담해서 제가 말한 게 뭐냐면 사실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게 사회 갈등을 풀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그 다음에 빈부격차를 해소하고 계층 간 이동을 하는 그게 정말로 필요한데 그런 능력 하나 없이 보수든 진보든 누가 정권을 잡았나 일반 국민들은 관심도 없다”며 “오히려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들이 그 자리에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이른바 ‘안철수 현상’ 이후 각 정당들이 앞다퉈 개최한 소통행사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안 원장은 “7개월 동안 청춘콘서트를 안 하다 보니까 정당 같은 데서 따라하는데 그걸 보면서 포인트는 공감인데 형식만 따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21세기의 리더십은 소통과 공감의 리더십이 돼야 한다”며 “리더십은 리더로부터 나오는 게 아니고 대중으로부터 나와 대중이 자격 있는 리더를 보고 따라가 리더에게 주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선에 출마할 의향이 있느냐는 학생들의 질문엔 기다렸다는 듯 거침없이 답변을 이어갔다. 안 원장은 “50년 동안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모든 판단기준은 사회의 긍정적 변화에 보탬이 될 수 있는 것이었다”며 “이미 인생으로 다 증명을 했는데 억측들이 있는 걸 보면 희생의 자리여야 할 높은 자리를 욕망의 대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분들은 지난 몇달간 ‘우유부단’ 이런 표현도 썼는데 제가 만약 정치를 안 하겠다고 선언하면 그동안 긴장했던 정치하시는 분들이 긴장 풀고 옛날로 돌아갈 것”이라며 “또 하겠다고 하면 그때부터 서로 싸우고 공격할 텐데 그러면 사회에 긍정적인 역할을 못하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안 원장은 “이 자리에 서 있으면서 양쪽을 끊임없이 자극해서 쇄신의 노력을 다하게 만드는 게 제 진심”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안 원장은 사회적 책무가 주어지면 대선 출마도 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안 원장은 “긍정적인 발전을 일으킬 수 있는 도구로만 쓰일 수 있다면 정치라도 감당할 수 있지만 두 가지 전제 조건이 있다”며 “첫 번째는 자격 문제, 두 번째는 사회적 책무가 주어지느냐의 여부”라고 말했다.

안 원장은 “제가 정말로 자격이 되느냐에 대해선 어떤 현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과정 속에서 대중들, 사람들이 판단할 몫”이라며 “사회적 책무 부분도 지금 있는 분들이 잘해주시면 제가 나설 이유 없다”고 설명했다. 안 원장은 “만약에 제가 참여를 하게 된다면 어떤 특정한 진영논리에 기대지 않을 것임은 확실하다”며 “공동체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아 진영논리에 휩싸여 공동체의 가치를 저버리는 판단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안 원장은 “삼겹살에 소주 한 잔 하고 싶으면 융합대학원으로 메일이나 연락을 달라”며 “실제로 눈높이에 맞춰 정말로 (여러분들의) 고민에 대해서 마음으로 느끼는 것들이 필요해 앞으로 서울대부터 시작해서 그런 자리를 갖고자 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