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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수소車, 올 1천대 양산…덴마크에 수출 MOU



 
 현대차 수소車, 올 1천대 양산…덴마크에 수출 MOU

 


 현대자동차가 수소를 연료로 한 자동차를 올해 말부터 1000대 생산한다. 1000대 규모 양산은 지금까지 나온 수소차 양산 계획 중 최대다. 

현대차는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FCEVㆍFuel Cell Electric Vehicle)` 평균 생산단가를 1억원까지 낮춰 양산 준비를 마쳤다. 

친환경차에 대한 각국 정부 보조금을 감안하면 이 차량 가격은 더 저렴해질 전망이다. 이 차는 덴마크 등 유럽에 시범 공급돼 최종 테스트를 거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국내와 유럽 거리를 달릴 예정이다. 올해 말 수소차 양산은 도요타(2015년)보다 3년 앞선 것으로 현대차가 친환경차로 하이브리드카와 함께 수소차를 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4일 "올해 말부터 마북연구소에서 수소차 `투싼ix`를 1000대 규모로 양산할 것"이라며 "양산 규모나 가격에서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춰 본격적인 `그린카` 경쟁에 뛰어들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덴마크 정부에 수소차 10대를 판매하는 것을 시작으로 유럽에서 승부수를 던지겠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최근 덴마크 정부에 `투싼ix` 10대를 공급하는 수소차 사업에서 유럽 주요 메이커들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르면 이번주 중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덴마크 정부가 충전 인프라스트럭처 구축을, 현대차가 차량 공급을 맡는다는 내용이다. `투싼 FCEV`는 한 번 충전하면 최대 주행거리가 650㎞에 달해 세계 최고 수준이다. 

현대차 마북연구소 관계자는 "국내 120개 업체와 협력해 부품 국산화율을 95% 이상으로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수소차는 친환경차 시장의 `종결자`로 불린다. 이 차는 수소를 원료로 전기를 발생시켜 움직이는 친환경 차로 배기가스 대신 물만 배출되는 등 환경오염 물질이 전혀 없다. 세계 각국 정부와 BMW, 도요타 등 자동차 업체들이 앞다퉈 이 차 개발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  

■ 그린카 경쟁 종결자는 `수소車` 


  "차 가격이 1억원이라고요?" 미국 캘리포니아 연료전지 파트너십(CaFCP) 관계자들이 최근 현대차 마북연구소를 방문해 충돌 테스트를 마친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FCEV)에 대해 설명을 듣고 충격에 휩싸였다. CaFCP는 수소차 상용화와 표준화 기술 개발을 위해 캘리포니아 주정부를 중심으로 전 세계 유수 완성차 메이커와 정유사, 연료전지 업체들이 공동 참여하고 있는 조직이다. 이 조직에서 후발 주자였던 현대차가 도요타보다 먼저 수소차 양산에 나서겠다고 출사표를 낸 것이다. 

그동안 수소차 업계에선 대당 6억원에 달하는 차값을 1억원으로 낮추는 게 대규모 수소차 양산을 위한 필요조건으로 봤다. 정부 보조금에 리스 등을 통해 수소차 가격이 고급 가솔린 세단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2000년 6월 CaFCP에 참여한 지 12년 만인 올해 말부터 1000대 규모 수소차 양산에 나설 수 있었던 것도 차 가격 낮추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4일 마북연구소 관계자는 "벤츠가 개발한 수소차 양산형 모델이 2억원 선인데 투싼ix는 1억원"이라며 "수소차 양산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높은 가격을 해결하기 위해 꾸준히 시스템 부피를 줄이고 부품 국산화에 나선 것이 이러한 결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엔 주요 기업 CEO들이 만나기만 하면 차세대 자동차로 이야기꽃을 피운다. 자동차 자체에 대한 관심도 높지만 차세대 자동차와 연관된 사업이 각 기업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내연기관(가솔린ㆍ디젤) 자동차 대안으로 하이브리드카, 전기차, 수소차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상당수 CEO들 관심은 효율이 높고 오염물질 배출이 없는 수소차에 집중되는 분위기다. 

지난 2월 독일 BMW 본사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도 수소차가 대세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BMW는 전기차 개발과 함께 2007년 수소차 `하이드로겐7`을 선보인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차의 궁극적 목표가 수소차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며 "다만 폭발 위험성이나 충전 인프라스트럭처 부족 등이 현실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그 중간 단계로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번 충전해 얼마만큼 주행할 수 있는지를 따져봐도 수소차가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를 압도한다. BMW `하이드로겐7`이 수소 1회 충전으로 200㎞를 달리고 현대차 `투싼ix`는 650㎞를 주행할 수 있다. 

이에 비해 현재 미국에서 팔리는 전기차 `볼트`는 한 번 충전해 고작 64㎞를 주행할 수 있다. 수소 폭발력이 차량 효율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수소차는 차내 수소탱크에서 수소를, 공기공급기에서 산소를 받아 이를 연료전지에 보내고 전기를 발생시켜 모터를 돌리는 원리다. 부산물로 물이 나올 뿐 유해 물질은 나오지 않는 등 친환경적 면에서도 다른 그린카보다 낫다. 

하이브리드카는 고속에선 내연기관(엔진) 힘을 빌리고 저속에서 전기모터를 돌리기 때문에 오염 물질을 일정 수준 배출한다. 게다가 배터리 무게와 부피 때문에 일반 가솔린 차보다 출력이 떨어진다. 

전기차도 배터리 제작 과정에서 오염 요인이 있고 배터리가 수명을 다하면 폐전지는 또다시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는 구조다. 

수소차 연료전지는 명칭만 `전지(배터리)`일 뿐 기본적 구조가 달라 이러한 오염 요인에서 자유롭다. 수소차 연료전지의 양극과 음극 소재는 백금을 코팅한 흑연이 주요 소재다. 여기에 전해질로 된 얇은 막이 추가된다. 

그러나 수소차도 결정적 약점을 갖고 있다. 수소탱크, 연료전지, 인버터, 모터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갖추다 보니 가격이 가장 비싸다. 하이브리드카가 가솔린차보다 두 배가량 비싼 데 비해 수소차는 5~6배 비싸다. 특히 핵심 원료를 저장하는 수소탱크는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또 충전소 설치에 대해선 지역 주민의 `님비현상`도 넘어야 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소차 가격을 낮춰도 차량 충돌 시 수소탱크가 안전한지에 대한 질문은 남는다"며 "수소는 상온에서 반응이 워낙 격렬하기 때문에 저장탱크에 대한 이중ㆍ삼중 안전장치가 선결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소차 개발 분야에서 BMW 혼다 등 글로벌 메이커보다 후발 주자인 현대차도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고심해왔다. 


 현대차는 2000년 11월 싼타페를 모델로 연료전지차를 처음 선보였다. 

이후 세계 최초로 350기압 수소 충전에 성공하며 수소차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고압 수소 저장 능력은 수소차 1회 충전 주행거리와 비례한다.

현대차는 그동안 마북연구소에서 수소차 기술력을 축적하고 미국에서 실증과 테스트를 거쳐왔다. 미국은 1990년대부터 `수소에너지개발법`을 제정해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수소에너지 연구개발을 주도해왔다. 현대차는 2004년 미국 국책사업인 연료전지 시범운행 시행사로 선정되며 수소차를 검증할 수 있는 길을 마련했다. 

기술적인 진일보는 2008년 처음 선보인 모하비 FCEV에서 달성했다. 

이 차는 3탱크 수소저장시스템(700기압)을 적용해 수소연료 1회 충전만으로 700㎞ 이상을 주행할 수 있다. 이는 기존 스포티지 FCEV보다 최고 주행거리(384㎞)가 두 배 향상된 것이다. 

특히 기존 80㎾ 연료전지 스택(stack)보다 출력이 44% 증가한 115㎾급 자체 개발 연료전지 스택을 장착해 힘을 키웠다. 

그러나 이 차는 양산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여전히 차값이 5억원을 넘는 게 문제였다. 모하비 FCEV로 기술력을 검증해본 현대차는 2010년 투싼ix FCEV를 처음 내놓으며 양산 목표에 가까워졌다. 

현대차는 이 차 양산을 위해 국내 부품업체 120곳과 협력해왔다. 이를 통해 핵심 부품을 95% 이상 국산화했다. 특히 부품 크기 축소, 연료전지시스템 모듈화 등 핵심부품 설계 개선을 통해 앞서 개발에 나섰던 유럽ㆍ일본 업체보다 양산을 앞당길 수 있었다. 

투싼ix FCEV는 차량 밑부분에 설치했던 연료전지 시스템을 엔진룸에 탑재했고 출력도 기존 모델보다 개선했다. 

3세대 수소연료전지차로 개발된 이 차는 독자 개발한 100㎾급 연료전지 시스템과 2탱크 수소저장 시스템(700기압)이 장착됐다. 특히 영하 25도 이하 저온에서도 시동이 걸려 기존 모델에서 나타난 약점을 극복했다. 한 번 수소 충전으로 최대 650㎞를 갈 수 있다. 현대차는 친환경차 시장이 대세로 자리 잡은 유럽에서 승부수를 건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월 북유럽 4개국과 수소연료전지차 시범보급 MOU를 체결했고 2월에는 독일과 클린 에너지 파트너십 참여 MOU를 체결한 바 있다. 

현대차가 수소차를 본격 양산하게 되면 그 경제적 파급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수소차 부품업계 관계자는 "수소차가 본격 양산되면 2018년에 국내 고용 9000여 명 증대와 1조7000억원 생산 유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