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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nFo/정치

IEA 비축유 방출..국내 기름값 ℓ당 35원 싸질듯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유가 안정을 위해 전략비축유 6000만배럴을 방출키로 했다. 우리 정부도 IEA 조치에 동참해 346만7000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할 예정이다.

24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스티븐 추 에너지부 장관은 23일 성명을 통해 IEA 소속 26개 회원국이 모두 6000만배럴의 원유를 시장에 방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중 미국이 방출할 비축유는 절반에 해당하는 3000만배럴이며 유럽 국가가 3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국가가 나머지 20%를 각각 부담한다.

IEA는 앞으로 30일 동안 하루 200만배럴씩 모두 6000만배럴을 방출한 뒤 시장 상황을 평가키로 했다.

IEA가 비축유 방출을 결정한 것은 37년 IEA 역사상 세번째이며 미국이 비축유를 방출한 것은 지난 1991년 걸프전과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참사 때뿐이다.

IEA는 리비아 사태로 인한 석유공급 차질과 올여름 석유수요 급등에 대비해 비축유 방출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휘발유 가격이 갤런(약 3.7ℓ)당 4달러까지 치솟는 상황에서 자동차여행이 급증하는 휴가철이 다가오자 비축유 방출을 내부적으로 검토해 왔다.

이날 비축유 방출 소식이 알려지자 유가는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 한때 90달러 선을 밑돌다 전날보다 4.6%(4.39달러) 하락한 배럴당 91.0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IEA의 비축유 방출이 세계 유가안정을 위한 국제공조의 일환이지만 국내 기름값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에너지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는 "국내 정유사들이 이번 방출물량을 사들이면 그만큼 해외 수입물량이 줄어 두바이유 국제유가가 떨어지고 국내 석유제품 가격도 ℓ당 35원가량 내려갈 것"이라며 "대체로 그런 가격 효과는 2주일가량 뒤에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유 수입관세를 인하하는 방안도 지경부와 기획재정부 간에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를 내리면 ℓ당 15∼20원 떨어지는 효과가 있다고 지경부 측은 밝힌 바 있다.

이번 IAE의 비축유 방출에 대해 옵션몬스터의 존 나자리안은 "수급과는 아무 상관도 없이 투기꾼들이 석유를 사들여왔다"며 "비축유 방출로 투기꾼들은 더 이상 석유를 사모을 이유가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투기꾼들의 석유 매집이 중단되면 유가는 다시 수요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IEA의 결정이 유가를 끌어내릴지 불확실하며, 오히려 IEA와 석유수출국기구(OPEC) 간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리서치회사인 SEER의 마이클 린치 회장은 "공급량 증가로 유가가 단기적으로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고 전망했다.

영국 싱크탱크 글로벌에너지스터디센터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레어 드롤라스는 "IEA가 다른 OPEC 회원국에 대한 사우디아라비아의 협상력을 가져가고 있다"면서 "이는 IEA와 OPEC 간 신뢰 및 정치에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dympna@fnnews.com송경재 이창환 서혜진기자

출처: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