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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nFo/국제경제

오바마, 세계은행 총재로 한국인 택한 이유는?


 오바마, 세계은행 총재로 한국인 택한 이유는?  

세계은행 총재로 사실상 내정된 김용 미국 다트머스대 총장(자료사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3일 한국에서 출생한 재미교포 김용(미국이름 Jim Yong Kim) 다트머스대 총장을 세계은행 총재로 추천했다. 

세계은행은 1944년 설립 후부터 회원국의 암묵적 동의하에 미국 대통령이 추천한 후보가 선임돼 왔다. 반면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유럽의 추천 몫으로 인식돼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짐은 20여년 이상 전세계 개발도상국의 여건을 개선하는 일에 보냈다"며 "이제 세계 최대의 개발 조직을 개발 전문가가 이끌 때가 됐다"며 김 총장을 세계은행 총재에 추천하는 이유를 밝혔다. 

또 "세계은행은 단지 하나의 은행 이상의 조직"이라며 "세계은행은 전세계 빈곤을 줄이고 가장 가난한 몇몇 국가의 생활수준을 높이는데 활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며 김 총장이 경제 전문가는 아니지만 세계은행 총재로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IMF와 함께 세계 양대 경제기구인 세계은행을 이끌게 된 것에 대해 외신들은 어떤 반응일까.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오바마 대통령이 글로벌 건강 전문가를 개발 기구의 수장으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또 "이전과 다른 선택은 미국이 (세계은행 총재) 자리를 독점해 왔다고 불평해온 개발도상국들의 비판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백악관의 세계은행 총재 명단에는 전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오바마 행정부의 국가경제위원회(NEC)를 역임한 로렌스 서머스와 미국의 유엔대사인 수전 라이스가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두 사람은 모두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행정부 주요 관료로 임명될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WSJ에 따르면 김 총장은 다트머스대 총장에 선임된 뒤 오바마 행정부와 여러 차례 접촉했다. 

김 총장은 지난해 11월 강연에서 다트머스대 졸업생들을 설명하며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을 "다트머스대가 낳은 가장 위대한 인물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미국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의 백악관 공식 만찬 자리 때 참석했다. 그는 이 만찬 때 가이트너 장관을 다시 만났으며 힐러리 클린턴 국무부 장관 옆에 앉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김 총장을 세계은행 총재로 지명하는 자리에도 김 총장과 함께 티모시 장관과 힐러리 장관이 나란히 자리를 지켰다.

김 총장은 2009년 다트머스대 총장직에 오른 뒤부터 매일 초록색 넥타이를 매고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장은 다트머스대 최초의 의사 총장이라고 WSJ는 전했다. 

로이터는 "김 총장은 의료분야에서는 유명하지만 세계은행의 전직 총재들을 자주 배출해온 국제 경제 및 정치 분야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며 "그는 세계은행 총재 후보로 언론에 거론되지 않아 그의 지명은 놀라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앙골라와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이 세계은행 총재로 세계은행 집행이사인 은고지 오콘조 이웨알라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을 지지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지만 세계은행 총재직은 미국이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세계은행에서 의결지분이 가장 많은데다 유럽이 IMF 총재, 미국이 세계은행 총재를 맡는다는 암묵적 동의가 있어 유럽의 지지를 얻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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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아시아 부문의 전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호미 카라스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2명의 믿을만한 후보를 가졌다는 것은 호재"라며 "은고지는 성장 문제, 아프리카와 일자리 문제에 집중할 것이고 김은 의료와 기본적인 공공 서비스 분야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은행 총재 후보 지명은 미국 동부시간 이날 오후 6시가 마감이었고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에 김 총장을 추천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세계은행은 김 총장을 비롯한 3명의 후보자들을 검토해 오는 4월21일 IMF와 연례 반기 회의 때 최종적으로 총재를 결정하게 된다.

CNN머니는 "김 총장이 2가지 경쟁적인 압력 사이에서 타협안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CNN머니에 따르면 양대 경제기구인 IMF와 세계은행의 수장을 미국과 유럽이 독점하는데 대해 신흥국 사이의 비판을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 의회에서는 세계은행 총재를 미국인이 유지하지 않으면 세계은행 관련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조돼왔다.

김 총장은 한국에서 태어난 5살에 미국으로 이민 와 생활한 미국인이기 때문에 비미국인이 세계은행 총재가 돼야 한다는 신흥국의 요구에 일정 부분 부합하면서 미국인이라는 의회의 요구에도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CNN머니는 김 총장이 전형적인 미국식 어린 시절을 보냈다며 고등학교 때 반장으로 활동하면서 풋볼팀의 쿼터백을 지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대부분의 세계은행 전직 총재들이 경제나 사업 분야의 배경을 갖지 않는 반면 김 총장은 의료 전문가이지만 모든 세계은행 총재들이 경제 전문가는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조지 부시 대통령의 지명을 받아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세계은행 총재를 지낸 폴 울포위츠도 경제적 배경이 없는 학계 및 행정분야 출신이었으며 세계은행 총재로 지명되기 전 직책은 미국 국방부 차관이었다고 소개했다.

CNN머니는 세계은행의 프로젝트가 의료부터 교육, 인프라, 민간부문 이니셔티브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며 전세계 100여곳에 9000여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으며 지난 5년간 2500억달러 가량의 금융 지원을 제공했다고 소개했다. 

브루킹스 연구소 연구원이자 세계은행에서 일했던 콜린 브래드포드는 "세계은행은 개발 분야에서 탁월한 기구"라고 밝혔다. 

반면 마켓워치는 "개발 분야 전문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선택에 깜짝 놀랐다"며 "그들은 김 총장이 개발 분야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피터슨 국제경제 연구소의 빌 클라인 연구원은 김 총장이 세계은행이 글로벌 의료 이슈에 대해 주도적인 역할을 하도록 이끌겠지만 금융이나 경제적 배경이 없다는 점이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또 균형재정이나 기후변화 같은 정책과 경제 성장에 대한 세계은행의 전략 개발이 뒷전으로 밀리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