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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nFo/IT/과학

위안화 위상 강화…"새로운 국제통화질서 필요"


"아시아 자본시장 여전히 취약..자체 안전망 강화해야"
아시아 태평양 중앙예탁결제기관 총회서 전문가들 의견 밝혀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아시아 각국의 자본시장이 훌쩍 성장했지만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와 올해 유럽 재정위기를 통해 여전히 아시아 자본시장이 글로벌 리스크에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미국 달러를 비롯한 기축통화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면 아시아 자본시장의 통합이 매우 중요하다."

2일 오후 아시아 태평양 지역 중앙예탁결제기관 총회에 앞서 열린 국제세미나에서 시장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아시아 자본시장의 협력과 통합을 강조했다. 아시아 통화 협력과 역내 증권결제기구 설립을 통해 자체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번 세미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환경변화와 자본시장인프라 발전방향'을 주제로 열렸으며 국내외 금융기관 종사자 100여명이 참가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조윤제 서강대 교수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아시아 국가들 간의 금융통화 협력이 확대되면서 양자-다자 간 통화 스와프 체계가 만들어졌고 아시아 지역 내 채권 거래가 8배 이상 성장했다"며 "외환위기 재발을 막고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였지만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와 올해 유럽발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아시아 자본시장의 취약성이 또 한 번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자본의 이동이 아시아 금융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어 외환 안정성을 위해 개별 국가들이 외화보유액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자본 흐름 안정화를 위해 아시아 각국이 통화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거래의 대부분이 미국 달러로 이뤄지고 있어 갑작스런 자본 유출이 발생했을 때 유동성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며 "지역 내에서 아시아 통화 사용이 확대될 수 있도록 통화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재화와 증권 거래에 있어 아시아 통화가 널리 쓰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역 내 예탁결제기구(RSI)를 설립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내놨다. 아시아 증권시장의 잠재력이 큰 만큼 제도적 기반이 충분히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 아시아개발은행이 8월 내놓은 '아시아 2050년'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 GDP의 27%를 차지하고 있는 아시아 GDP 비중은 오는 2050년이 되면 52%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역내예탁결제기구는 아시아 지역 내에서 국제증권거래에 대해 예탁결제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구를 의미한다.

신인석 중앙대 교수 역시 아시아 지역 내에 예탁결제서비스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시아 지역 내 거래가 이 기구로 집중되면 증권 거래비용이 감소하고 각국의 자본시장 개방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시아 역내 국가들은 채권을 거래할 때 유럽 소재 국제예탁기구를 통해 결제를 진행, 높은 거래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한편 이번 세미나에 발표자로 참여한 에스몬드 리 홍콩금융청(Hong Kong Monetary Authority) 전무는 중국 위안화가 이미 국제 결제통화로써 널리 쓰이고 있으며 이는 홍콩에 마련된 편리한 지급결제 시스템의 역할이 컸다고 분석했다.

그는 "증권예탁과 채권, 소매금융과 기업금융 등에 모두 위안화가 쓰이고 있고 위안화 표시 채권도 각국에서 발행되고 있다"며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위안화로 지급결제를 하려면 홍콩에 마련된 지급결제 시스템을 이용해야 하는데 이미 전세계 각국의 은행들이 이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어 위안화에 대한 접근이 매우 쉽다"고 설명했다.

한국예탁결제원(KSD)이 2일부터 4일까지 개최하는 15차 아태지역 중앙예탁결제기관(ACG) 총회에는 14개국, 21개 예탁기관 인사 100여명이 참석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유럽중앙은행(ECB) 등 국제 금융기구 관계자들도 참여했다. 아태지역 중앙예탁결제기관 총회는 지난 1997년 이후 매년 열리고 있다.

출처: 아시아경제



< 앵커멘트 >
아세안 지역을 중심으로 위안화가 결제통화로 위상을 높여가고 있는데요. 이런 흐름에 맞춰 새로운 통화질서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국내에서 두번째로 열린 '아시아ㆍ태평양지역 중앙예탁결제기관총회'에 김주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결제통화로써 위안화 비중이 커지고 있는데요. 



< 리포트 >
15차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중앙예탁결제기관총회(ACG)가 한국에서 막을 올렸습니다. 국내 개최는 지난 4차 회의 이후 10년만입니다.

'진화하는 중앙예탁결제기관'을 주제로 열린 이번 회의에는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중앙예탁결제기관 뿐만 아니라 유럽중앙은행 등 세계 금융기관 인사 10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김경동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등 국내 경제 인사들은 아시아 지역의 채권거래 결제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역내 예탁결제기구(RSI)를 설립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인터뷰]김경동/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한국과 중국, 일본, 아세안정부가 주도한 아시아 채권시장 이니셔티브(ABMI)의 의제로 논의됐던 RSI설립이 집중적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은성수/ 기획재정부 국장
"어떻게 하면 우리 자본시장 인프라를 발전시킬 수 있을까요. 거래와 결제가 중요합니다. 세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결제에 관한 위험이 드러나게 됐습니다."

강연자로 나선 에스몬드리 홍콩중앙은행 전무는 위안화의 국제화가 자본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인터뷰]에스몬드 리/ 홍콩중앙은행 전무
"올해 홍콩에서 위안화로 결제된 총량이 1조2000억 위안에 달하는데 아주 큰 수치입니다. 주식이나 채권거래 뿐만 아니라 다른 통화로 환전하는데 있어서도 위안화가 제한없이 쓰이고 있습니다. 결제통화로의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이날 회의에서는 국제결제통화로써 위안화의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는 만큼 새로운 통화질서를 구축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주목받았습니다.

출처: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