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inFo/정치

무디스 "EU 전체가 신용등급 강등 위기"

무디스 "EU 전체가 신용등급 강등 위기"

이탈리아·스페인 줄줄이 국채 발행 '시험대'
내달 9일 EU정상회담…위기해법 분수령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존속할 수 있을지 여부를 가늠할 운명의 레이스가 시작됐다. 28일 유럽연합(EU)·미국 정상회의부터 다음달 9일 EU 정상회의까지 열흘이 고비다. 이 기간 이탈리아와 스페인, 벨기에, 프랑스는 잇따라 대규모 국채 발행에 나선다. 국채 발행에 실패한다면 재정위기가 프랑스 등 유로존 핵심 지역까지 타격을 입혀 손쓸 틈도 없이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다.

이와 관련, 신용평가 업체 무디스는 특별 보고서를 통해 “모든 유럽 국가가 재정위기 영향권에 들어왔고, EU 전체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운명의 추를 기울게 할 국채 발행

영국 일간 가디언은 27일 “최근 신용등급이 강등되며 불안지대로 부각한 벨기에를 필두로 며칠 안에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이 연이어 대규모 국채를 발행할 예정”이라며 “새로운 불안의 한 주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주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로부터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된 벨기에는 28일 29억4000만유로 규모 국채를 발행, 시장의 분위기를 가늠한다. 이탈리아는 28일과 29일 총 87억5000만유로 규모 국채를 발행한다. 지난 주말 10년물 국채 금리가 위험 수준인 7%를 다시 넘어선 가운데 국채 발행에 실패할 경우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할 가능성이 크다.

스페인과 프랑스도 다음달 1일 각각 35억유로와 45억유로어치 국채를 팔 예정이다. 이번 한 주 동안 유로존 재정위기국이 200억유로에 이르는 국채를 시장에 내놓는 것이다.

시장은 EU 정치권이 이번엔 위기 탈출 해법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28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EU 정상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헤르만 반롬푀이 EU정상회의 상임의장·주제 마누엘 바로수 EU집행위원장 사이에 돌파구가 제시될지 주목된다. 그동안 뚜렷한 해법 마련에 실패했던 유로존이 29일 EU 재무장관 회의와 다음달 9일 EU 정상회의에서 공통의 위기 해법을 내놓을 수 있을지도 중요한 분수령이다.

◆유로존 통제 강화하는 獨·佛

지난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유로본드 도입 및 유럽중앙은행(ECB) 역할 증대 카드를 포기한 독일과 프랑스는 유로존 각국의 예산 통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독일 일간 디벨트는 “독일과 프랑스가 유로존 재정 통합에 속도를 내기 위해 유로존 회원국의 긴축재정안에 대한 EU의 관할권을 확대한 다음 유럽통합 조약을 개정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로존 회원국의 예산안을 EU가 간섭하려면 EU 조약을 개정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복잡한 만큼 속성 코스로 예산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독일과 프랑스가 유로존 재정 통합을 신속하게 이루기 위해 ‘과감한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와 함께 독일과 프랑스는 유럽기금을 1조유로대로 확충하는 방안을 계속 추진키로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럽기금이 유로존 취약국이 국채를 발행할 때 액면가의 20~30%가량 지급보증을 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국가들은 IMF에 구조의 손길을 기대하고 있다. IMF는 이탈리아에 6000억유로 규모 구제금융을 준비한 데 이어 스페인에도 대규모 신용대출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