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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nFo/정치

"박세일" ‘선진통일당’ 창당 앞두고 정치권 주목

박세일 신당, ‘안철수 영입’ 말하지만…
여야 내분 속 중도개혁 ‘선진통일당’ 창당 앞두고 정치권 주목

▲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14일 오전 서울 마포의 한 빌딩에서 대(大)중도신당(가칭 선진통일당) 창당 및 시국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2011 CNBNEWS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가 내분으로 휘청대는 가운데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주도하면서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의 통합’을 기치로 내건 가칭 ‘선진통일당’의 창당 행보가 빨라지고 있어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직까지는 ‘박세일 신당’이라 불리는 이 대(大)중도신당은 현재로서는 보수 성향에 가깝다. 한나라당 이탈 세력을 흡수하고 보수 진영 인사들을 아우르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힐 가능성이 커 여권에 미칠 영향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하지만 재야 운동권의 대부로 불리는 장기표 녹색사회민주당 대표 등 진보 측 인사 역시 창당에 관여하고 있어 향배에 따라서는 정치권 전체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박세일 “총선서 200명 이상 후보 낼 것”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나라당 탈당 사태와 통합을 둘러싼 민주당의 내분이 악화될 경우 ‘박세일 신당’이 중간지대에서 흡인력을 발휘하면서 정계개편의 촉매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대(大)중도 통합 신당에는 장 대표를 비롯해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시민후보로 추대됐던 이석연 전 법제처장, 한나라당 박계동 전 의원 등이 뜻을 같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현재 정당에 속하지 않은 장외 거물급 인사가 가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석연 전 처장은 12월 14일 CNB저널과의 통화에서 “정치권의 이합집산 또는 신당에 관심이 없으며, 관여하고 싶지도 않다”면서 “정치에는 일절 관심이 없다”고 신당 참여설을 일축했다.

이 전 처장은 “우리 사회가 크게 변해야 한다는 사실은 분명하고, 어느 쪽으로 방향을 잡을지가 중요한 마당에 각자 ‘내 살길이 중요하다’며 이전투구를 하고 있다”면서 “욕심을 버리고 행동으로 보여줄 때”라고 정치권 전반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어 그는 “나는 정치권 밖에서 해야 할 일이 따로 있다. 지금은 사회적 약자와 국민의 아픈 곳을 어루만지는 일이 필요하다”면서 “먼저 예산낭비 감시운동을 체계적으로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전 처장은 특히 “정권 말, 특히 선거철을 앞두고 ‘예산 한몫 챙기기’가 급급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리가 내는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감시운동을 펼칠 것”이라며 “2012년 1월 중 구체적인 계획을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헌법소원 같은 공익 소송을 통해 각종 불합리한 제도를 고치는 일에도 앞장설 것이며, 제도가 개선되면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억울한 사람이 줄어들 수 있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일부에서는 ‘김문수 경기지사도 박 이사장과 비슷한 문제의식을 갖고 일정 부분 궤를 같이 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김 지사 주변 인사들은 “박세일 신당 합류 여부 등은 현재로서는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따라서 박세일 이사장이 정치 구상에 관한 전략과 비전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치권에서 오래 활동하지 않아 조직력이 약하다는 사실이 단점으로 꼽히는 등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실제로 지난해 8월 박 이사장 주도로 ‘선진통일연합’이라는 단체가 출범했지만 정치단체라기보다 아직까지는 시민단체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박세일, 창당 앞두고 젊은 층과 소통강화

아울러 일각에서는 박 이사장이 지향하는 정당, 즉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정당이 개념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지금처럼 각 진영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는 회의론을 제기하고 있다.

최홍재 시대정신 이사는 한나라당 나성린 의원과 공동 집필한 ‘우파 재집권 전략-대한민국을 부탁해’라는 최신 저서에서 박 이사장을 여야 잠룡 중 10인으로 꼽으면서도 “사상가가 되려는지 정치지도자가 되려는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오른쪽)과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 (사진 = 연합뉴스) ⓒ2011 CNBNEWS
이런 지적을 감안할 때 한나라를 탈당한 의원들이 대중도신당을 향해 갈지는 미지수다. 당장 조건부 탈당을 선언한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바깥에서 보수신당 얘기가 나오는데 동참할 의사가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탈당까지 결행하면서 완전히 새 것이 아닌 그저 낡은 모습의 연장선상인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기웃거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이런 관측을 확인해주기도 했다.

그러나 박 이사장은 12월 14일 CNB저널과의 통화에서 “오는 1월 11일 창당준비위원회 발족에 이어 5개 시도 지구당을 만들고 2월 말까지 중앙당을 설립할 것”이라며 “3월부터 총선 체제로 들어간다”고 밝혔다. 20~40대 차세대 지도자 등 신진세력을 규합해 내년 4월 총선 때 200명 이상 후보를 내 집권 가능성을 보여주겠다는 구상이다.

보수와 진보의 대립을 지양하는 대중도신당이 성공하려면 새로운 인재의 발굴 못지않게 현재의 정당질서, 정치질서에 회의를 느끼는 기성 정치인들을 얼마나 많이 규합해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박 이사장은 “한나라당이든 민주당이든 개혁적이고 합리적인 분들은 원칙적으로 힘을 합칠 수 있다”고 밝히며 가능성을 제시했다.

실제로 박 이사장의 한 측근은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함께하는 대중도신당에 관심이 있는 한나라당은 물론 민주당의 일부 의원들과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박 이사장은 12월14일 신공덕동 소재 선진통일연합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당득표율 25%에 80석 이상을 얻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 이를 통해 수권정당, 대안정당의 면모를 갖출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어 ‘한나라당과 함께 할 의향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그는 “한나라당은 구태정치의 책임을 져야 할 당이지 새 정치의 주체는 될 수 없다”며 “구원투수(박근혜 전 대표)가 나선다고 민심을 되돌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당권이나 공천권 등을 놓고 계파간 기싸움에 열중하고 있다는 보도를 보면 상당히 회의적”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그는 야권통합 과정에 대해서도 “왜 저렇게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진행되고 있느냐”며 “통합이라는 대의와 명분은 없고 총선 당선 전략이고 그 와중에 공천을 둘러싼 지분싸움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이사장은 신당 창당 배경에 대해 “1945년 해방 직후 때처럼 좌우 대립의 이념 갈등이 격화되고 있고, 또 실업과 양극화 등의 문제가 심각한데 정치권이 이를 풀지 못하고 있다”며 “위기를 극복하고 선진·통일로 가려면 새로운 정치주체가 등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철수가 대중도통합신당의 대선후보 될 것”

‘탈당을 선언한 한나라당 김성식, 정태근 의원과 함께 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박 이사장은 “한나라당이든 민주당이든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가 손잡고 미래로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하는 분에게는 항상 문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중도층의 지지를 받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영입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이사장은 최근 한 라디오에 출연해 “내년 총선에서 젊고 참신한 분들을 국민 앞에 선보일 것이며 내 역할은 그런 분들에게 장을 열어주는 것”이라며 “나는 내년 총선과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기존의 양당 정치가 선진과 통일을 이뤄내기에 회의적이라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지만 그렇다고 시민운동가들이나 시민운동 대표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는 없다”며 “안철수 원장은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중도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같이 일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 원장에 대해 그는 “아직 그와 만난 적은 없지만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며 “안 원장은 내년 7~8월 전에는 나서지 않는다. 한나라당은 박근혜 전 대표가 있기 때문에 뜻을 함께 할 수 없을 것 같고, 또한 야권 통합신당에는 그때 가면 산전수전 다 겪은 강력한 후보가 정해지기 때문에 안 원장은 제3의 세력과 함께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 원장이 우리 당에 올 수밖에 없다”고 박 이사장은 자신의 확신을 표현했다.

박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복지를 ▲민족복지 ▲국민복지 ▲취약계층 복지로 분류하며, 정치권이 먼저 성장 및 일자리와 연계된 국민복지에 대해 답을 제시한 뒤 취약계층 복지를 어떻게 할지 논의해야 한다고 언급하는 등 현안이 되고 있는 복지에 대한 입장도 상세히 밝혔다.

박 이사장은 자신이 구상중인 대중도신당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한 ‘네트워크 정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0·26 서울시장 보선에서 드러났듯 유권자들이 기존 정당정치에 대해 극심한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보수도 진보도 아닌 개혁’을 내걸고 추진하는 신당이 찻잔 속 태풍이 될지 아니면 태풍으로 자라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