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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여수 엑스포 특수에 여수 부동산 ‘들썩


 
  엑스포 특수에 여수 부동산 ‘들썩’…“바닷가 아파트 사자” 부유층 몰려
 


 엑스포 특수에 여수 부동산 ‘들썩’…“바닷가 아파트 사자” 부유층 2월 13일 오후 1시 전남 여수 신항 일대. 어제까지만 해도 날씨가 화창했다고 하는데 도무지 비바람이 그칠 기세가 아니다. 높이가 55m나 되는 시멘트 저장탑을 호이스트(공사용 간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려니 차가운 바닷바람 때문에 얼굴을 들 수가 없다. 맨 꼭대기에 도달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3분이 족히 넘는 것 같다. 간신히 바람을 피해 건물 기둥 옆으로 이동해 아래를 내려다봤다. 여수 구(舊)도심이 한눈에 들어온다. 저 멀리 오동도가 보인다. 그런데 구여수역 자리는 온데간데없다. 대신 거대한 공사장이 펼쳐져 있다. 이곳이 바로 2012 여수세계박람회가 열리는 행사 현장이다. 

이제 3달 후면 올림픽, 월드컵에 이어 세계 3대 행사 중 하나로 꼽히는 엑스포가 여수에서 열린다. 조직위원회는 5월 12일부터 8월 12일까지 전 세계 100개국에서 800만명가량의 방문객이 여수를 다녀갈 것으로 내다본다. 엑스포 개최지로 선정되기 전까지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지방도시 여수가 요즘 들어 활력을 보이는 것도 ‘엑스포 효과’ 때문이다. 여수 부동산 시장도 들썩거린다. 이것만큼 좋은 호재가 또 있을까. 

“여수에서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사람들이 펜트하우스를 싹쓸이했어요. 사업가, 병원장 등이 대부분이죠. 2000만~3000만원을 더 올려준다 해도 꿈쩍도 하지 않아요.” 

여수 엑스포 힐스테이트 분양사무실 직원이 들뜬 목소리로 현장 분위기를 전한다. 박람회장 뒤편에 자리 잡고 있는 엑스포 힐스테이트는 앞으로 엑스포 기간 중에는 외국인 전용 숙소로 사용될 전망이다. 현재 내부 가마감 공사가 한창이며 엑스포가 끝난 뒤 본마감을 해 내년 1월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바다 조망이 가능한 펜트하우스 10채는 단층, 복층 구조로 돼 있는데 이미 청약 기간에 모두 주인을 찾았다. 전용 150㎡(56평)로 가격은 4억1000만원 선. 1층에서 3층까지 조성된 테라스하우스(전용 101㎡)도 가격은 2억4000만원 정도인데 없어서 못 팔 지경이다. 엑스포 지원시설로 사용되다 보니 편의시설, 조경시설 등이 잘 갖춰져 있다.  


 4억원(56평)짜리 아파트 동나 

“서울에서 은퇴를 앞둔 사람들이 세컨드하우스 명목으로 사려고 KTX를 타고 내려와 그날 계약하고 올라가는 경우도 있어요. 오는 5월 초 이순신대교가 임시개통하기 때문에 광양에서 집을 보러 오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고요. 순천도 자동차전용도로로 15분밖에 안 걸리다 보니 외지에서도 많이 찾아요. 교통 접근성이 좋고 시내도 가까워 입지 면에서는 이만한 데가 없어요.”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 

엑스포 힐스테이트는 여수 구도심에서는 오랜만에 분양하는 아파트다. 대부분 여천, 웅천지구에 새 아파트가 입주하다 보니 주변이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된 것도 사실. LH는 지난 8월부터 분양에 나섰는데 6개월이 지난 지금 총 1442가구 중 700여가구를 분양하는 데 그쳤다. 분양률은 50% 정도. LH 관계자는 “분양률만 놓고 보면 분양실적이 저조하다고 할 수 있지만 지방 중소도시에서 700가구를 팔았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다. 아직 입주까지는 1년 정도 남았고, 3개월에 걸쳐 엑스포가 개최되기 때문에 앞으로 분양률이 높아지는 건 시간문제다”라고 전했다. 

현재 엑스포 힐스테이트의 3.3㎡당 평균 가격은 630만~640만원. 전용 84㎡(33평) 아파트 가격은 발코니 확장을 포함해 2억600만~2억700만원 선이다. 이 정도 가격이라면 지방에서 싸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수요는 충분하다고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은 전한다. 

“여수엔 부자가 많아요. 엑스포 힐스테이트만 해도 3명 중 1명꼴로 오는 9월, 12월에 납입하기로 돼 있는 중도금을 선납하는 분위기예요. 서울처럼 대출을 크게 받지도 않아요. 대출비율이 50%가 넘어가면 큰일 나는 줄 알거든요. 대체로 집값의 30~40% 정도만 대출을 받는 것 같아요.” 여수 토박이라는 A공인중개업소 대표의 얘기다. 

‘여수의 강남’ 여천, 집값 끌어올려 

1998년 여수시는 여천시, 여천군과 통합하면서 여수시청을 여천시 쪽으로 이전했다. 지난 10년간 여천시가 자연스럽게 발전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여수 사람들 사이에서는 여천을 여수의 ‘강남’이라고 말한다. 산업단지 배후도시로서의 성격이 강해 도시 개발이 계획적으로 이뤄졌고, 거주민들도 소득 수준이 높다는 얘기다. 또한 여천에는 타지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면서 여수 구도심과는 문화 자체도 확연하게 다르다는 얘기도 들린다. 

여수시를 대표하는 아파트 중 하나인 신동아 파밀리에(1830가구)도 여천 쪽에 위치해 있다. 현재 신동아 파밀리에 전용 84㎡ 가격은 2억원 정도다. 3.3㎡당 매매가로 환산하면 600만원 수준. 이는 최근 여수시에서 공급하는 아파트 평균 분양가(614만원)에 맞먹는 수준이다. 2005년 당시 400만원대에 불과했던 분양가에 비하면 200만원가량 오른 셈이다. 

여천과 함께 웅천지구도 주목받는다. 웅천지구는 여수와 여천 사이의 중간 지대로 여수시가 택지개발을 하는 곳이다. 여천 지역마저 포화상태다 보니 녹지율이 높은 웅천지구 쪽으로 넘어온다는 게 여수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여수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웅천지구는 여수, 여천 사이에 끼어 있는 노른자 땅으로 개발이 완료되면 여수시를 대표하는 새로운 시가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분양한 신영 웅천지웰 1차 매매가(전용 84㎡)는 2억3500만~2억4000만원이다. 이는 여천의 신동아 파밀리에보다 높은 수준. 정남향에 바다 조망이 가능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신영 관계자는 “분양 당시 여수에서는 3.3㎡당 600만원이 넘으면 비싸다는 인식이 강해 이를 넘지 않는 수준에서 분양가(평균 570만원)를 책정했는데 현재 매매가는 690만원으로 700만원에 달한다. 이제 여수 사람들의 심리적 상한선은 600만원이 아닌 700만원”이라고 설명했다. 

여수에서 웅천지구가 가장 ‘핫’한 지역으로 뜨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건 웅천지웰 2차다. 지난해 6월 웅천지웰 2차 분양 당시 청약 열기가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614가구 공급에 1385명이 청약을 하면서 전 주택형 모두 순위 내 마감을 했다. 가장 큰 면적대인 112㎡(43평)는 최고 24 대 1의 청약률(3순위)을 기록하기도 했다. 분양가는 3.3㎡당 620만원. 1차 때보다 50만원 비싼 분양가였지만 몇 채를 제외하고는 모두 다 분양을 완료했다. 신영 관계자는 “2008년 이후 아파트 공급이 뚝 끊긴 상황이라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 매물도 많지 않아 분양가가 높더라도 입지 조건이 뛰어나고 주거환경이 좋을 경우 수요는 몰릴 수밖에 없었다. 웅천지웰 2차는 1차와 더불어 바다 조망권이 국내 최고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엑스포 개최 전 분양을 앞둔 아파트는 웅천지웰 3차(672가구)와 서희 스타힐스(일반분양 173가구)다. 오는 4월 공급 예정인 웅천지웰 3차 분양가는 3.3㎡당 600만원대 중반으로 알려졌다. 

오는 2월 말 분양 예정인 서희 스타힐스는 여수 구도심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3.3㎡당 분양가는 평균 569만원. 준공 후 분양을 하기 때문에 엑스포가 열리는 오는 5월 전에는 입주가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부도사업장을 인수해 분양하는 사업장으로 인식이 좋지 않지만 입지나 가격 면에서는 메리트가 있다. 엑스포 효과를 충분히 볼 것”이라고 전했다. 

여수시 관계자도 “여수 엑스포가 열리면 박람회 기간 중에는 관람객이 집중돼 인근 상권이 활성화될 것이다. 엑스포 이후에도 박람회 시설을 최대한 활용해 새로운 관광 인프라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여수 구도심도 다시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