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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nFo/국제경제

"한국에 무한정 투자하겠다" 파문

"한국에 무한정 투자하겠다" 파문 


 '中 공룡은행' 국내 은행산업 판도 바꿀까

 "자금력 막강… 미국ㆍ유럽계 은행보다 영향력 크다"
 "덩치에 비해 서비스 질 낮아 걱정할 필요 없다" 반론도 
 
 





 
중국공상은행이 한국시장 투자를 본격화하기로 함으로써 국내 은행권에 큰 파문을 예고했다. 

공상은행이 한국시장 공략에 시동을 거는 데는 국외투자 확대, 국내 중국계 기업 지원, 위안화 국제화 추진 등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운 공상은행이 진검승부를 걸어온다면 은행산업의 판도에 중대 변화가 생길 수 있는 만큼 국내 은행들은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이 조언했다.

주식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1위의 중국공상은행이 한국 진출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사를 우리 금융당국에 전달한 것은 지난해 10월이다.

당시 방한 중이던 양카이성(楊凱生) 중국공상은행장이 김석동 금융위원장을 만나 "우리는 세계 1위 은행이다. 한국에 무한정 투자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한 것이다.

공상은행 최고 책임자가 국내 금융당국 수장에게 투자 확대 의지를 밝혔다는 점에서 단순한 인사치레는 아닐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양국간 교류가 급증하는 현실 등을 고려하면 공상은행의 국내 투자 확대는 자연스런 현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국제금융센터 이치훈 연구원은 "우리나라 금융 분야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넘어오는 단계여서 중국계 은행들이 한국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중국계 기업의 한국 진출이 활발해지고, 중국 정부가 위안화의 국제화를 꾸준히 추진하는 점도 중국계 대형은행이 국내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고 덧붙였다.

중국금융연구원 이창영 대표는 "중국공상은행은 최근 국외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이런 맥락에서 한국지점을 계속 늘리거나 광주은행, 외환은행 등 은행을 인수하려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공상은행의 한국 진출 확대는 국내 은행산업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 대표는 "한ㆍ중간 무역규모가 크고 양국 간 기업진출이 활발해 기업금융 부문에서 시장을 많이 뺏길 것으로 본다. 국내 기업금융시장은 가뜩이나 포화상태인데 중국계 은행이 대거 들어온다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고 예상했다.

그는 "우리나라와 중국 관계를 고려할 때 중국계 은행의 한국 진출 본격화는 미국계나 유럽계 은행보다 더 큰 파급력을 지닐 수 있다"고 강조했다.

LG경제연구원 박래정 수석연구위원은 "중국공상은행 등 중국 대형은행은 우리나라 은행보다 자금력이 훨씬 세다. 일단 국내 진출이 활발해지면 국내 금융시장의 핵심선수(key player)로 떠오를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중국공상은행이 우리나라에 대거 진출한다면 우리 금융산업도 전방위적으로 중국 진출도 추진해야 한다"며 "우리 감독당국과 은행들의 `기브앤드테이크'(주고받기ㆍGive and Take)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나친 우려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중국공상은행을 비롯한 중국계 대형은행들이 국내 진출을 본격화하는 데는 제약이 많을뿐더러 들어와도 덩치보다 서비스 질 측면에서는 매우 취약한 만큼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허인 국제금융팀장은 "중국계 은행이 덩치가 크기는 하지만, 관치운용을 해서 규모가 불어난 것이지 미국이나 유럽계 은행처럼 스스로 덩치를 키운 것이 아니다"며 "아직 위협적인 존재는 아니다"고 진단했다.